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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국회 본회의 통과…경영계 "참담하다" 노동계 "5인 이하 사업장 포함토록 개정 투쟁"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1.09 21:31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산업재해나 대형사고 발생 시 안전 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안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는 재적 266석, 찬성 164명, 반대 44명, 기권 58명으로 중대재해법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중대재해를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로 나눴다. 중대산업재해는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1명 이상 사망한 사고를 의미한다. 중대시민재해는 제조물이나 공중이용시설 등의 이용자가 사망할 경우를 의미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 등이 이에 해당된다.

법안은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제외했다.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상시근로자 10인 이하의 소상공인과 PC방, 노래방 등 다중이용업소 바닥 면적 기준 1000㎡ 미만의 업소는 제외됐다.

사망사고가 날 경우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법인의 경우 50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또 법인의 징벌적 손해배상은 최대 5배로, 처벌 대상은 '대표이사 또는 안전담당 이사'로 명기 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공포일로부터 3년 뒤 시행,다른 사업장은 모두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해야 한다.

한편 이 가운데 경제계는 "참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경영차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세계 최대의 가혹한 처벌을 부과하는 위헌적 법이 제정된 데 대해 경영계로서는 그저 참담하다"고 밝혔다.

경총은 "그간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이어 지난 연말에 상법, 공정거래법, 노동조합법, 특고 고용보험법이 개정되고, 이번에 중대재해처벌법까지 국회를 통과하는 등 기업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법과 정책들이 일변도로 이어지고 있어서 국내에서의 기업 경영환경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산업 수준과 산업 구조로는 감당해낼 수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노동·안전·환경 규제가 가해진다면 우리 산업과 기업의 경쟁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고용과 투자 등 실물경제 기반도 약화되는 결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은 또 "정부와 국회에서도 '선 산재예방정책 강화, 후 처벌 강화'라는 기조 하에 선진 경쟁국 사례 등을 토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에 다시 한번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합헌적·합리적인 법이 되도록 개정을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논평을 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함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된 지 1년여 밖에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숙고 없이 기업과 경영진에게만 책임과 처벌을 지운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논의에 즉시 착수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산업조사본부장도 "매우 유감"이라며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이번 입법은 기업에게 복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산재의 모든 책임을 지우고 과도한 형량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 엄벌'보다 '사전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며 "산재 예방을 위한 시스템과 시설에 대한 투자, 교육 및 인식 변화 등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지속적으로 이를 독려하고 동기부여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처벌보다는 산재를 예방할 수 있는 획기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반면 노동계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5인 미만 사업장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본회의 통과 직후 논평을 내고 "거대 양당은 한국노총과 노동시민단체, 산업재해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외침을 끝끝내 외면하고 말았다"며 "다시 온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모든 노동자가 예외 없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어 "다수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작은 사업장의 현실을 무시한 법 제정으로 법을 빠져나가기 위해 사업장을 쪼개 가짜 50인 미만,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속출할 것"이라며 "중대재해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것이고 실질적 처벌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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