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금액 48조원 가운데 원리금 연체 가능성이 있는 금액이 7조5000억원(15.7%)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으로 투자 관련 추가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며 올해 중점 검사사항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22곳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48조원(864건)이다. 이중 회사가 자체적으로 원리금 연체 등이 발생해 손실이 예상되는 부실과 원리금 연체 등의 발생 가능성이 큰 요주의로 분류한 건은 7조5000억원(1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실·요주의 투자는 해외 부동산 4조원, 해외 특별자산 3조5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16조6000억원) 중 부실·요주의 분류 규모는 2조7000억원(16%)이며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31조4000억원) 중에서는 총 4조8000억원(15.5%)이 부실·요주의로 분류됐다.

특히 재매각분 중 부실·요주의 중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파생결합증권(DLS)의 부실·요주의 규모는 2조3000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DLS 발행사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 사전검증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증권사의 전체 해외 대체투자는 지난해 4월 말 오피스(12조2000억원·53%), 호텔·콘도(4조5000억원·19%) 등 부동산에 23조1000억원, 지난해 6월 말 발전소(10조1000억원·41%), 항만·철도(4조3000억원·17%) 등 특별자산에 24조9000억원이 투자됐다. 이중 31조4000억원은 투자자에 재매각됐고 16조6000억원은 직접 보유 중이다.

증권사 대체투자는 지난 2017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해 지난해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투자지역은 미국(17조7000억원·37%), 영국(5조2000억원·11%), 프랑스(4조2000억원·9%) 등 선진국 위주로 집계됐다. 해외 대체투자 평균 만기는 6.8년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져 내년 이후 만기 도래하는 투자 건이 86.5%를 차지했다.

또 증권사가 재매각 목적으로 투자했으나 재매각하지 못한 상태로 6개월을 초과해 보유하는 투자 건은 3조6000억원에 달했다. 증권사는 통상 3∼6개월내 재매각 조건으로 투자를 승인한다.

금감원이 해외 대체자산 투자·재매각 실태에 대한 증권사 자체점검을 지난해 6~8월 실시하고 보고받은 결과 현지실사 보고체계 미흡, 역외펀드 기초 DLS 발행 시 위험 검증절차 미비 등 일부 업무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해당 증권사에 해외 대체투자 관련 업무절차 개선 필요사항에 대한 조속한 보완, 모니터링 체계 강화 등을 요청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증권사가 대체투자 시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와 위험관리 기준 등을 제시하는 모범규준을 마련해 시행한다. 또 부동산 그림자금융 시스템을 구축·관리해 증권사가 투자한 국내외 부동산의 잠재리스크를 형태별, 지역별, 회사별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역외펀드 기초자산 DLS 실태 점검과 업무처리 절차 점검을 올해 중점 검사사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모규제 회피 여부, 발행·상품심사 업무실태 등 투자자보호 절차의 적정성을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장 검사 시 현지실사, 사업성 분석, 투자심사, 사후관리 절차의 적정성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향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가간 교역 축소 등의 영향으로 호텔, 항공기, 무역금융채권 등 투자 관련 추가 부실화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부실 발생 규모 등에 대한 주기적 실태 점검을 반기 마다 1회씩 실시할 예정이며 점검 과정에서 리스크관리상 중요 취약점이 드러나거나 투자자보호 관련 위법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현장검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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