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ING생명 인수에 국내 생명보험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근 보고펀드의 동양생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보고펀드․동양생명 컨소시엄은 2조1천500억원의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제안, 우선협상자의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동양생명은 단숨에 메이저업체로 부상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2010년 보고펀드에 매각되고 2011년에는 매물 시장에 나온 경력이 있는 동양생명이 실패를 아픔을 딛고 생보업계 판도의 대변동을 일으킬지 업계의 시선이 동양생명을 향해 있는 것. 그동안 ‘빅3’구도였던 생보업계가 농협생명(44조원)과 동양+ING를 포함 ‘1강 4중’ 체제로 개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인수자금 확보 관건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동양생명은 총 자산이 지난해보다 19.11%나 증가한 17조7천억 원으로 생명보험업계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ING생명은 총 자산 23조5천억 원으로 5위다. 임직원도 935명으로 업계 7위 수준이지만 ING와 합치면 1천974명으로 4위권에 자리한다. 점포수도 139개에서 266개로 늘어난다.

동양생명은 현재 상태로도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업체로 꼽힌다. 2012회계년도 당기순이익은 1천3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천129억 원에 비해 20.5% 증가했고 2009 회계년도 이후 4년 연속으로 1천억 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인수 협상이 마무리되기까지 자금 조성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할 상황이지만 인수가 마무리되고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동양생명은 단숨에 메이저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지만 자금 조달 문제가 동양생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ING생명 인수전에서 출자할 수 있는 금액은 최대 5천∼6천억 원 정도인 것. 보고펀드가 ING생명 인수금액을 2조 원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1조5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화생명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면 인수금액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동양생명을 앞세워 ING생명 인수에 참여한 보고펀드 역시 인수자금 조성에 나서고 있다. 자금력을 보충하기 위해 상호투자협정을 맺은 텍사스퍼시픽그룹에 컨소시엄을 요청한 것. 하지만 아직 투자확약서를 받지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자는 동양생명 컨소시엄으로 결정됐지만, 자금조달 문제 때문에 인수 협상대상자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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