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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국정농단' 결심공판 마쳐...1월 선고 남겨이재용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재계 "삼성 총수 공백 반복되면 '일어버린 10년' 현실될 것"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12.31 11:54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결심 공판이 진행됐다. 특검 측은 징역 9년을 구형했고,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을 했다. 이 사건 재판은 이날 최종 변론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내년 1월 18일 선고 공판만을 남겨둔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등의 혐의로 지난 2017년 2월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2018년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2019년 8월 대법원 상고심에서 사건이 파기환송됐고, 지난해 10월 첫 공판을 시작으로 파기환송심이 진행돼왔다. 지난 1월17일 공판 이후 특검이 '편향 재판' 등을 이유로 2월께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 한동안 중단됐다가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며 10월여 만인 이날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특검은 지난 1심과 항소심서 12년을 구형했으나 이번 파기환송심에서는 9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청했다. 구형량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대법 선고에서 재산국외도피죄가 무죄로 최종 확정 됐고, 미르와 K스포츠 출연금 204억원도 뇌물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67)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64) 전 차장(사장), 박상진(65) 전 사장에게 징역 7년을, 황성수(56) 전 전무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재계에서는 “국내 재계 1위인 삼성의 총수가 사법리스크에 발목을 잡히고 있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부회장이 올해 코로나19 속에서도 현장 경영 등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했지만 수사와 재판 때문에 지난 4년간 경영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최근 4년 반 넘게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 부회장의 공백사태가 또 한번 벌어지면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은 현실이 될 것”이라며 “문제는 삼성이 총수 부재 사태로 경영상의 중대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워져 다른 기업들에 뒤처지기 시작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이라는데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연루 의혹에서 시작된 사법 리스크가 4년동안 이어지며 대형 M&A 등을 진행하지 못했다. 현대차 정의선 회장의 미국 로봇공학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인수, SK 최태원 회장의 수소사업 추진단 신설, LG 구광모 회장의 마그나와 전기차 부품 합작법인 설립 등 다른 그룹들이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삼성은 지난 2016년 11월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을 마지막으로 대규모 M&A와 신사업 진출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결심공판 최후 변론을 통해 “저의 정신과 자세를 바꾸고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할 수 있는 철저한 준법시스템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께서 쓰려졌고, 경황이 없던 와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가 있었다”며 “지금 같았으면 결단코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부끄러운 마음으로 깊이 뉘우친다. 이 사건은 제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 4년간의 재판, 조사 과정은 제게 소중한 성찰의 시간이 됐다”며 “다른 무엇보다 재판 과정에서 준법감시위원회가 생겼다.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쉽지 않은 길이고, 불편할 수 있고, 멀리 돌아가야할 수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준법감시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하겠다”며 “이제는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가진 회사로 만들겠다. 제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이번 재판에서 핵심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과 삼성에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혁신기업으로의 변화 등 3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한 바 있어서다. 특검은 이를 두고 ‘편향 재판’ 등 이유를 들어 지난 2월께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이날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와 관련해 특검은 “준법감시제도와 같은 총수 의지에 달려있는 제도를 이유로 법치주의적 통제를 포기하거나 양보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 뇌물은 대법원 판결로 명시된 사실이라 양형 요소로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 부회장은 절실하게 반성했고,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기업이란 삼성이 준법감시제도를 통해 기업문화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은 “국정농단은 사실상 국민에게 아픔을 준 사건”이라며 “이 사건은 범행 수단과 방법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게 아니라 단독 면담에서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급박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양형 기준에 의해도 집행유예가 타당하다”고 호소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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