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금융감독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화방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금융투자업 위장업체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자경보 ‘주의’ 등급을 발령했다.

최근 저금리 지속 등으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금융투자업체를 위장한 불법업체가 성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감원 홈페이지 ‘사이버불법금융행위제보’ 코너에 제보된 금융투자업 관련 신고건수는 올해 495건으로 지난 2018년 119건, 지난해 139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민원 접수, 자체 모니터링 결과까지 합하면 총 적발 건수는 1105건(월평균 92건)건에 달했다.

적발유형 중 무인가 투자중개업자가 97.7%(1080건)인데, 이들은 투자자금이 부족한 서민을 대상으로 ‘소액으로 고수익 투자가 가능하다’고 주식·선물거래를 유도한 뒤 투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투자금을 빌려준다며 특정 계좌로 입금을 유도한 다음 자체 제작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실제거래가 아닌 가상거래를 중개한 뒤 수익금 출금을 요구하거나 투자금 환불 등 정산을 요구하면 전산장애 등을 이유로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금감원은 증거자료가 확인되고 피해가 특정된 사례는 피해자 동의를 받아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이는 지난해 15건, 올해 6건에 그쳤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이용하는 SNS 상 불법행위는 플랫폼 특성상 증거수집이 어렵고 심사시점에서 이미 자발적으로 채팅방 등을 폐쇄한 경우가 많아 현실적으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SNS에서 고수익을 보장하면서 투자를 권유하는 업체들은 무인가·위장 금융투자업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홈페이지 파인에 들어가면 제도권 금융회사를 조회할 수 있다. 다만 불법 금융투자업자가 '○○자산운용' 등 제도권 업체 상호를 도용하는 경우가 많아 대표번호로도 재확인이 필요하다.

제도권 금융회사는 메신저 등으로 사설 HTS를 배포하지 않는다. 무인가 투자중개업자는 주로 유선 안내가 아닌 SNS나 문자메시지로 리딩·안내하는 게 특징이다.

국내선물·옵션에 투자하는 일반개인투자자는 최초 거래시 1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이 필요하다. 이를 피하려고 무인가 금융투자업체를 이용하다가 오히려 사기거래에 이용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불법업자는 불리하면 거래를 차단하고, 유리하면 투자금·수수료를 빼돌리므로 이들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초기에는 어느 정도 소액의 투자이익을 지급하기도 하나 이는 이용자를 안심시키고 더 큰 투자금을 받기 위한 미끼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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