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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회고록 ‘나경원의 증언’ 출간"원내 대표 1년 중심으로 회고...제가 생각하는 올바른 정치에 대해 썼다"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11.27 14:39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회고록 ‘나경원의 증언’을 출간했다. 그가 출판한 세 번째 저서로 정치인이자 여성으로서의 지난 여정과 그가 생각하는 올바른 정치에 대해 설명한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야당 원내대표 1년을 중심으로 쓴 책”이라며 “위기의 시대다. 부동산 가격 폭등, 세금 폭탄, 최악의 실업난 등 피폐해져가는 국민의 삶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 작년 내내 국민의 삶과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고 싶었다. 그러기에 앞장서서 투쟁했고 포기하지 않고 협상했다. 그 이면의 고뇌, 아쉬웠던 순간, 못다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최근 야권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치권 등에서는 나 전 의원이 출판을 시작으로 대외 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믿음직한 보수로 가려면

책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이 생각하는 정치의 길은 ‘믿음직한 보수’의 길이다. 나 전 의원은 “보수의 가치를 견지하는 책임 있는 보수, 믿음직한 보수, 그리고 용기 있는 보수가 돼야한다”며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 등에서는 보수 정치 세력이 집권하여 국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고 국민의 재신임을 얻는 경우가 많다. 때로 표심을 거스를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와 ‘시장’을 고수하는 정치 세력, 또 그것을 표로 보상해 주는 국민들을 보면 경외감을 느낄 정도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그런 ‘책임 있는 보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크게 몇 번 졌다고 하여 엉뚱한 곳에서 해답을 찾아선 안 된다. 그것은 용기가 부족한 정치”라며 “우리가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어설프게 남을 따라 하는 것도 방법이 아니다. 가장 우리다운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안이 있는 정당’으로서 구체적이고 시의성 있는 어젠다로 승부해야 한다. ‘내 손에 만져지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그동안 우리 보수는 ‘자유시장경제’ ‘강한 안보’ 등 비교적 거대한 어젠다 안에 갇혀있는 한계를 보여왔다. 물론 이 두 어젠다는 그 어떠한 주제보다도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면서도 “문제는 이것들이 국민들 입장에서는 손에 잘 만져지지 않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주제로 다가오기에 그만큼 흥미가 가지 않고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아, 저런 정책이라면 내 삶이 이렇게 저렇게 바뀌겠구나!’ 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을 심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 정치인들은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변신도 꿈꿔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주거·보건·안전·인권·환경·문화 등등, 삶의 모든 영역의 이슈를 당 안으로 끌고 들어와야 한다. 정권의 자책골에서 반사이익이나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은 잘못됐다’는 50점짜리 정책을 넘어, ‘우리의 솔루션’을 내는 90점, 100점짜리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공허한 담론이 아닌 구체적인 대책에 초점을 맞출 수 있으려면 전문가 집단에도 편견 없이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당 개혁에 대해서도 “시급한 과제”라며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 구체적이고 시의성 있는 어젠다로 승부하고자 한다면 결국 그 원동력은 내부 개혁에서 밖에 나올 수 없다. 패권 다툼, 계파를 위한 계파 정치, 줄 세우기 공천과 결별하고 ‘시스템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보수의 우산 아래 끊임없이 새롭고 젊은 정치 세력을 재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반 방법으로는 “‘공정한 룰’을 만들어 생산성 있는 경쟁이 이뤄지도록 관리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내가 정치 초년생 시절부터 주장해 온 ‘오픈 프라이머리’ 공천이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완전한 의미의 ‘아래로부터의 공천’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일부 전략 공천도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러나 원칙은 어디까지나 상향식 공천, 즉 오픈 프라이머리 공천이 돼야 하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당헌·당규의 통제 아래 전략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의 본질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 “정치인의 눈은 국민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당 개혁을 위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도 봤다. 나 전 의원은 “말로만 청년, 청년 할 것이 아니라 ‘젊은 보수’ ‘샤이 보수’들의 진정한 보호자가 되어 그들을 육성하고, 실질적인 기회를 주고, 미래의 정치 지도자로 성장시켜야 한다”며 “보수는 제대로 된 줄기조차 만들지 못하고 각자도생의 정치를 해온 탓에, 결국 세력 대 세력의 대결에서 늘 패배를 면치 못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신(新) 보수를 과감히 끌어올리고 20대는 물론이고 10대 청소년들과의 소통에까지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이 돼야 한다”며 “정치꾼이 다음 선거를 고민한다면,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 100년 후의 대한민국에 대해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바꿀 것인지 답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곧 정치의 개혁이고, 우리 보수의 개혁이다. 이것이 보수 정치가 가야 할 길이다. 내가 원내대표 1년 동안 가고자 했던 길이고, 나의 정치 인생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나의 꿈이고, 내가정치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정치의 꿈을 꾸게 한 말 “엄마, 꿈 깨” 

한편 그는 저서를 통해 정치 입문의 계기가 된 사건에 대해서도 밝혔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그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엄마, 꿈 깨’라는 한마디에 정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며 “판사인 나를 바꾼 이 말은 자녀들이 한 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딸을 낳고 돌 반쯤 지났을 때 나는 첫 부임지인 부산으로 발령 받았다. 타지에서 당장 어린이집을 찾는 것부터가 전쟁이었다”며 “장애가 있는 아이를 기꺼이 받아줄 어린이집이 얼마나 되겠는가. 큰 기대를 하지도 않았지만, 실제로 찾아간 어린이집마다 말로는 안타까워해 주면서도 손을 내저었다. 그런 그분들을 원망할 수만도 없는 것이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다가왔을 시점에 우연히 모 유명 사립 초등학교가 ‘개별화·특성화 교육’을 한다는 문구를 발견했고, 원서를 내고 교장선생님과 면담을 하던 중 겪은 일은 나를 180도 다른 사람으로 바꿔놓았다”며 “이 분야 교육의 ‘개척자’로 잘 알려진, 인터넷 검색 창에 넣으면 주르륵 뜨는 교장선생님이 나를 바라보며 ‘엄마! 장애 아이를 교육시킨다고 해서 보통 아이처럼 되는 줄 알아? 꿈 깨!’라고 말했고, 나는 꿈에서 깨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교육자라면 모름지기 보듬어주지 않을까 하는 꿈이 깨졌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세상은 충분히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에서 깨어났다”며 “교육청에 편지를 썼다. 장애 아동을 차별적으로 대한 교장선생님과 학교에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청도 소극적이었다. 나의 하소연을 잘 들어주고 위로를 해주면서도 실제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다시 전화하고 찾아가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그때까지 나는 판사라는 신분을 굳이 밝히지 않고, 남과 똑같은 한 명의 학부모로서 아이의 교육받을 권리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이대로 멈출 수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어느 지방법원 아무개 판사’라고 나를 소개했더니 교육청의 태도가 바뀌는 게 대번에 느껴졌다.”며 “‘교육청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직무 유기로 고발하는 수밖에……’ 한마디에 곧바로 처분이 내려졌다. 세상은 그렇게 변하는 것이었다. 나는 거기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힘 하나를 발견했다. 나의 딸과 같은 약자가 눈물 흘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드는 가장 빠른 길. ‘정치’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뜻하지 않게 학교와 사법부 대선배이신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연이 닿았다. 나는 꿈꾸듯 물 흐르듯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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