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던 삼성전자 노사가 51년 만에 첫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조 존중 기조'를 선언한 지 6개월여 만이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공동교섭단과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삼성전자가 참여한 단체교섭 상견례 및 1차 본 교섭을 진행했다. 첫 교섭은 비교적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치러졌으며 노사는 오는 17일 2차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단체교섭에는 삼성전자 4개 노조가 모인 공동교섭단이 나섰다. 공동교섭단은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를 비롯해 상급 단체가 없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로 구성돼 있다. 사측 교섭위원으로는 나기홍 삼성전자 부사장, 최완우 삼성전자 전무 등 11명이 참석했다.

노사는 이날 상견례에서 단체교섭과 관련한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 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 사무실 제공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각각 서명했다. 주 1회 실무교섭, 월 4회 교섭 등을 진행하는데 합의했으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을 경우 실무협의를 통해 일정을 조정키로 했다. 사측은 단체협약 체결 전까지 교섭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한 임시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노조는 이른 시일 내 단체교섭안을 사측에 전달키로 했다.

교섭단장을 맡은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명복을 빈다”며 “공동교섭단 4개 노조는 30년 (삼성의) 무노조 경영 사슬을 끊고 최초의 단체협약을 쟁취하겠단 목표 아래 이 자리에 모였다. 이번 교섭을 통해 삼성전자가 상생과 신뢰의 노사관계를 정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기홍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교섭은 삼성전자의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가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협력적 노사관계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