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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현대중공업에 과징금 2.5억 부과협력사 기술 제 3자에 넘기고 단가 낮춰...국내 유일 선박 조명 제조사 도면 경쟁사에 넘기고 엔진 협력사 부품 도면도 제 3 업체에 전달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11.02 10:33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현대중공업이 협력사의 기술 자료를 유용해 제3의 업체에 넘기는 등 불공정 행위를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협력사의 기술 자료를 유용하고, 자료 요구 서면을 교부하지 않는 등 하도급법(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어긴 현대중공업에 시정 명령과 과징금 2억46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7년 협력사 A사의 선박용 조명 기구 제작 도면을 빼돌렸다. 당시 벌크선을 발주한 폴라리스쉬핑이 "B사에서 선박용 조명을 납품받으라"는 요구를 해왔다는 이유다.

B사는 선박용 조명을 한 번도 생산한 적이 없는 신규업체인 반면 A사는 30년 넘게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박용 조명 기구를 제작하던 회사였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발주사의 요구사항을 맞춰주기 위해 A사의 선박용 조명 기구 도면을 B사에 넘겨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박용 조명 기구는 선박 엔진의 진동, 외부 충격, 해수 등 혹독한 환경을 견딜수 있는 특수 구조를 갖추고 안정성이 뛰어나야 한다. "현대중공업이 선주 요청에 따라 B사를 하도급사로 정하느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실수였다고 주장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A사의 도면을 빼앗은 행위가 위법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자신들이 A사의 제작 도면을 B사에 넘겨 선박용 조명 기구 생산 업체가 늘어난 것을 두고 '신규 경쟁사가 등장했다'고 간주해 A사의 납품 단가를 낮추기도 했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 내부문건을 조사한 결과 B사가 하도급업체로 등록되기 전 A사에 대한 단가 인하 목표치가 3%였다가 B사 진입 이후 5%로 계획을 바꾼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A사의 납품단가는 B사의 등장이후 7% 내려갔다.

이 외에 현대중공업은 2016년에도 단가를 낮추기 위해 선박용 엔진 부품 5종 입찰 과정에서 기존 협력사 도면을 제3의 업체에 전달했다. 경쟁사 도면을 넘겨받은 업체는 현대중공업에 단가를 낮춘 견적을 전달하고 제품 일부를 낙찰 받아 납품했다.

현대중공업은 2015~2018년 총 80곳의 협력사에 293개의 기술 자료를 요구하면서 법정 서면을 주지 않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선주에게 제출할 목적으로 기술 자료를 요구했고, 이를 취합해 전달만 했으므로 서면 교부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이런 경우에도 법정 사항을 사전 협의해 적은 서면을 교부해야 한다고 봤다.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은 공정위 직권 조사를 계기로 협력사의 기술 자료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서면 발부 및 입찰 시스템을 개선했다"면서 "2021년 상반기까지 첨단 기술 분야 유용 행위를 더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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