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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 형, 피에르 형, 힘든 세상 삶의 지혜를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0.10.27 12:45

[여성소비자신문]코로나 감염 사태로 추석명절 고향길마저도 반갑지 않은 2020년 추석연휴를 뒤흔든 것은 칠순의 트로트 황제 나훈아의 비대면 콘서트였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73세 트로트 황제의 열창이 불안하고 지친 내국인은 물론 해외교민들의 가슴에 감동과 위로를 주며 ‘나훈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어쩌다 한 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그러나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를 ‘테스 형’이라는 호칭으로 불러냈다.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어.”

저 세상을 향하여 떠나는 마지막 길의 친구 장례식 마저 가보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집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한 개인정보 제공도 우리를 힘들게 한다.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47세의 건설현장 청소부가 공사가 중단되어 일자리를 잃고 열흘 가까이 물 밖에는 먹을 것이 없는 처지가 되었다.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그 실직자는 수원의 한 고시원에서 구운 달걀 18개를 훔치다 잡혔다. 형사재판에서 재판장은 이 코로나 장발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결혼한 지 10여년 만에 간신히 전세를 하나 구해 살고 있는 3가족의 가장인 아들이 행여라도 자신이 살 테니 집을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통보라도 올까 봐 새가슴이 되어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늘어나는 자가격리, 사건 사고, 경제적 파국에 힘없고 돈 없는 서민들의 불안은 깊어만 가고 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 속에 지치고 좌절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혼란기를 틈타 일부 가진 자들과 힘 있는 자들의 부정부패와 횡포는 서민들을 분노케 한다. 지나친 자식사랑 때문에 오히려 큰소리치는 전직, 현직 법무장관들, 노쇠하고 힘없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업무상횡령을 기도한 죄로 기소된 윤미향 등 자칭 사회정의 사도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최고의 권력기관인 법무부와 검찰청을 쥐락펴락하는 라인 사모펀드 전주인 김봉현, 청와대 비서실 관리를 비롯한 고위층 전 현직 권력자들의 비호하에 투자자들의 돈 5천억원 이상을 증발시킨 옵티머스 펀드사기 사건 등 온갖 비리와 부정이 복마전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그래도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무신경과 선동 선전이 더 절망스럽다. 남북간 평화와 경제협력을 위한답시고 세운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당해도, 북한이 세계 최대의 핵무기 탄두미사일을 만들어 무력시위를 해도, 서해상에서 표류하던 대한의 아들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불태워져도 아무 말 못하고 바라만 보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내일이 너무 두렵다.

그토록 가족을 사랑하고 국가 공무원의 자긍심에 차있던 자기 아빠에게 어떻게 자진 월북을 했다는 누명을 씌우느냐,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아빠를 위해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며 대통령에게 보낸 어린 고등학생 아들의 편지, 김정은의 사과 편지 하나에 감지덕지하는 정부, 폭군 김정은을 ‘계몽군주’라며 추켜세우는 이념 편향적인 지식인들 때문에 힘 없고 가진 것 없는 서민들의 절망과 서글픔은 늘어만 간다.

한국 트라우마 스트레스학회의 국민건강실태조사에 의하면 우울증으로 악화 될 가능성이 큰 ‘우울위험군’이 지난 3월 17.5%, 5월 18.6% 그리고 9월에는 22.1%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도 13.8%나 되어 2018년 4.7%에 비해 3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봄 부터 이혼율도 매달 1~2%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빚어진 가정불화 탓이라고 한다.
이들 통계치가 보여주듯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고자 무료로 공연한 콘서트에서 나훈아는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지혜를 듣고 싶었던 것 같다.

“너 자신을 알라”고 가르치지만,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2500여 년 전 소크라테스는 당시의 철학자들의 관심이 자연과 물질에 몰려 있는데 대해 이보다 더욱 소중한 지식은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끊임없는 문답으로 삶의 의미와 올바른 도리를 회복하고자 하였다. 나의 존재를 직면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은 역경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자연은 그저 아름다운 것이고 인간은 이를 공짜로 마음껏 누릴 권리가 있다는 환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재해나 펜데믹 역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 광대한 우주공간에 지구인으로 태어나 삶을 누리는 나의 존재가 죽음이 끝이 아니고 죽음 이후를 보장받는 영적 존재임을 깨달을 때 염려와 걱정 두려움이 기쁨과 감사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영적인 체험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 체험을 하고 있는 영적인 존재이다”라는 과학자이며 신학자인 프랑스 샤르뎅(P. T. Chardin) 신부의 가르침이 나의 존재 확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의 존재 확인과 선한 의지만으로 의식주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18세기 불란서 혁명기의 정치가 로베스피에르(M. F. M. Robespiere)가 보여준 ‘반값 우유’에서 지혜를 빌려야 한다.
1793년 불란서 왕정을 폐지하고 독재체제를 수립한 그는 “모든 불란서의 어린이들은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며 어린이들이 영양가 높은 우유를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우유 가격을 반값으로 내렸다.

그러나 농부들은 수익성 없는 젖소를 고기소로 내다 팔았고 그 여파로 소고기 값도 폭락하였다. 개체수가 줄어든 젖소와 고기소로 인해 축산물은 높은 가격에 암거래되었고 귀족이나 돈 많은 부유층만이 즐기는 비싼 음식이 되었다.

이 정부 들어서 강남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아파트와 전세 값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고 전세 품귀현상으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취득세, 종부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금폭탄에 더해 금융통제 등 20여 차례나 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놓았으나 부동산 시장은 더욱 혼미해져가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인 루마니아에서도 모든 국민들이 ‘자기집’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가 싼 집을 대량으로 공급하자 건축업자들은 더 이상 집을 짓지 않아 직장 때문에 집을 구하려 해도 전세나 월세가 사라졌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많이 보는 ‘맨큐핵심경제학’ 교재에 설명되어 있듯이 베네주엘라 정부의 가격통제는 식료품이나 생필품 부족을 초래했고 세계 최고의 산유국을 거지의 나라 최빈국으로 전락시켰다.

나훈아식의 호칭으로 ‘피에르 형’ 즉 로베스피에르의 우유값 교훈이 대한민국 정부 지도자들의 국가 경영을 위한 지혜로 받아들여지기를 소망해본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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