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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라이더스-민주노총 서비스노조 단체교섭 타결...국내 최초
한고은 기자 | 승인 2020.10.23 18:29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플랫폼 기업과 플랫폼 종사자 간 단체협상이 국내 최초로 타결됐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의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은 22일 서울 송파구에서 양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플랫폼 산업이 성장하면서 플랫폼 노동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플랫폼 기업과 플랫폼 종사자가 자율적으로 노사 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개인사업자로서 계약관계에 있는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조합을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상호 신의성실 원칙 하에 교섭을 진행해 무쟁의로 타결을 이뤄낸 것은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운 사례로 평가 받는다.

양측은 지난 20일 최종 확정된 단체협약 내용에 대해 잠정 합의했으며 이후 이틀간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합의안은 투표율 77.1%, 찬성률 97.6%로 최종 통과됐다.

이번에 타결된 단체협약안에는 ▲회사의 지속성장 ▲조합원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복지 강화를 통한 라이더 처우 개선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해 노사 공동 노력 등 배달업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이 두루 담겼다.

협약에 따르면 우아한청년들(이하 회사)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이하 조합)을 배송환경, 배송조건, 조합원 안전, 라이더 인권 보호 등에 관해 교섭하는 노동단체임을 인정했다.

이어 양 측은 라이더에게 배달 물량이 중개될 때 라이더들이 부담하던 배차중개수수료(건당 200~300원)를 면제하는데 합의했다. 배차중개수수료는 배달대행업계에 관례적으로 존재하고 있으나 이번 협약으로 적어도 배민라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모든 라이더들은 배차중개수수료가 면제돼 소득이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더 복지도 대폭 확대됐다. 사측은 이번 협약에서 라이더들에게 건강검진 비용을 제공하고 피복비를 지원하며, 장기적으로 계약하고 일하는 라이더에게는 휴식지원비를 제공하기로 했다.

라이더 안전장치도 강화되었다. 양 측은 정기적인 라이더 안전 교육을 의무 시행하고, 심각한 악천후에는 회사가 배송서비스를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라이더의 안전한 배송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서비스질 향상을 위해 캠페인, 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창구를 마련하는 등 회사와 조합이 공동으로 추진할 노력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협약식에서 양 측 대표는 이번 협약이 플랫폼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했다. 이선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위원장은 “이번 협약은 라이더가 사회적으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항들을 노사가 합의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안전 확보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아한청년들 김병우 대표는 “업계 선도 기업으로 책임감을 갖고 임한 이번 단체협상이 국내 플랫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분들이 배달 산업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번 단체협약은 노사 양측이 6개월간 20여차례나 만나 의견을 좁히면서 최종 타결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배민라이더스지회는 지난 2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 대표노조로 확정됐다. 우아한청년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인 라이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플랫폼 노동이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로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성실하게 교섭에 참여해 왔다.

우아한청년들의 모회사인 우아한형제들도 플랫폼 노동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 왔다. 우아한형제들과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 노동계, 학계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한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은 최근 플랫폼 종사자의 안정적 업무 환경을 위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플랫폼 노동을 제도화한 이 협약 역시 해외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일로 평가받고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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