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사기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모(36·변호사)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 예정된 국감에 소환된 이 전 행정관은 19일 국회에 전화를 걸어 "출석이 어렵다"며 "불출석 사유 등은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15일 출석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이 전 행정관의 주거지와 주민등록지를 방문했지만 그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절차에 따라 그의 자택에 출석요구서를 붙이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출석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모씨는 앞서 구속기소 된 옵티머스 등기이사 윤모 변호사의 아내로, 옵티머스가 펀드자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한 의혹을 받는 해덕파워웨이 사외이사이자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로 지목된 셉틸리언의 대주주다. 

그는 2018년 6월부터 농어촌공사의 비상임 이사로 일하다가 2019년 10월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옵티머스 주요 주주인 사실을 숨긴 의혹을 받고 있다. 이씨의 이직 이후 4개월이 지난 올해 2월 농어촌공사는 NH투자증권으로부터 옵티머스펀드에 대한 투자 제의를 받고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금 30억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었다.

앞서 농어촌공사 김인식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금융기관(NH투자증권)을 믿고 (투자)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농어촌공사가 NH투자증권으로부터 받은 투자제안서에는 ‘수익률 연 2.8%’라는 문구 외에 투자 위험에 대한 설명은 전혀 기재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16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모든 운용 계약은 수탁은행과 이뤄지고 저희는 판매만 한다. 고객의 손실은 전적으로 저희에게 책임이 있지만 아쉬움은 공존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 행위에 대한 절차상 하자가 지적됐다.

“승인이 결정되기 전에 옵티머스 관계자를 만나거나 전화 등으로 접촉한 적 있느냐”는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정 대표이사는 “김진훈 옵티머스 고문을 2019년 4월에 전화로 접촉을 한 적이 있다. 금융상품을 팔려고 하는데 담당자를 소개해달라고 해서, 상품 담당자에게 접촉을 해 보라고 메모를 넘겼다”고 답했다.

또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단 하루만에 실사를 한 것은 부실 엉터리”라며 “누가 외부에서 이것을 좀 해 달라는 부탁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렇게 신속하게 허위 심사가 진행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승인 절차에는 일반 승인과 상품승인소위원회가 있다. 양쪽 다 거쳤느냐”며 “타사 제안서와 옵티머스의 제안서 차이가 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을 안 했나. 내부적 의사결정 과정이 부실하고 부족하다. 책임지고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의원들의 질의에 정 대표이사는 “사기적 운영을 방조하고 눈치를 못 챈 게 저희들의 가장 치명적인 잘못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모든 운용 계약은 수탁은행과 이뤄지고 저희는 판매만 이뤄진다. 고객의 손실은 전적으로 저희에게 책임이 있지만 아쉬움은 공존한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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