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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생각나는 노래 1위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왕성상의 그 노래 그 사연] 하중희, 길가 코스모스꽃 보고 작사…1967년 취입 크게 히트
왕성상 언론인/가수 | 승인 2020.10.16 13:31

[여성소비자신문]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

찬바람 미워서 꽃 속에 숨었나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걸어갑니다 걸어갑니다

코스모스(cosmos)는 귀뚜라미와 함께 가을의 전령사다. 코스모스꽃을 보면 가을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장미나 튤립, 백합처럼 빼어난 모습이나 꽃향기가 진하지는 않으나 소박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해맑은 가을을 수놓는다. 바람이 불때마다 흔들리는 모습은 부끄러움을 타는 새댁을 떠올리게 한다.

코스모스를 소재로 한 추억의 대중가요가 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이다. 가을 맛이 가득 나는 곡이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노래 1순위’에 꼽힌다.

작사가 하중희가 길가에 핀 코스모스꽃을 보고 노랫말을 짓고 KBS 경음악단장이었던 음악인 김강섭이 곡을 붙여 1967년 가수 김상희가 취입·발표했다. 코스모스가 산들바람에 춤추며 한들한들 반기는 듯한 리듬에 가수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가을정취와 잘 어울린다.

8분의 6박자 스케이팅왈츠(Skating Waltz) 리듬으로 경쾌하면서도 흥겹다. 노래를 듣다보면 코스모스가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에 춤추는 듯하다. 잔잔한 수채화풍의 서정적인 노래로 이맘때면 방송전파를 탄다. 시원하고 깨끗한 목소리의 김상희의 인기도 한 몫 한다. 그는 이 곡으로 1967년 10대 가수상을 받았다.

지구레코드 컴필레이션음반 첫 수록

이 노래는 1967년 지구레코드공사가 만든 컴필레이션음반(LM 120169)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부제:달이 뜰 때와 별이 뜰 때-김강섭 작곡집) 머리 곡으로 처음 실렸다. 고려대 출신 학사가수 김상희, 서울대 출신 학사가수 최양숙, 엘리제의 여왕 이미자 등 당대의 스타여가수들 노래음반으로 인기였다.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은 그의 히트곡들 중 지금도 애창되는 가을철 대표명곡이다.

1993년 방송 400회를 맞은 KBS 1TV ‘가요무대’가 조사한 ‘중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가요 톱10’에 뽑혔다. 2015년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서도 소개돼 이 곡을 아는 젊은 층이 많다.

아이돌그룹 비원에이포(B1A4)의 산들이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열창, 큰 박수를 받았다. 2015년 한국갤럽이 9월 8일~10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1명에게 ‘가을’ 하면 생각나는 노래를 물은 결과에서도 으뜸이었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6.7%)이 이용의 ‘잊혀진 계절’(6.3%),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5.6%),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3.7%)을 제치고 1위로 뽑혔다. 나이별론 50대와 60대가 이 노래를 가장 많이 떠올렸다.

이 노래는 2008년 가수 조관우가 특유의 고음창법으로 리메이크해 화제가 됐다. 왈츠리듬의 클래식기타와 현악반주에 녹아있는 이 노래는 가을의 쓸쓸함, 애절함, 낯익은 따스함까지 느껴진다. 추가열 등 다른 가수들도 이 노래를 불러 또 다른 맛을 준다. 코스모스를 소재로 한 가요는 많다. ‘코스모스 탄식’(박향림), ‘코스모스 순정’(백설희), ‘코스모스 사랑’(박재란), ‘코스모스 추억’(강현주), ‘코스모스 피는 사연’(유성희) 등이 있으나 김상희 노래와 분위기가 다르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을 부른 김상희는 1943년 3월 29일 서울에서 3남4녀의 맏딸로 태어났다. ​1961년 풍문여고 전교 1~2위 성적으로 고려대 법학과 특차시험에 합격했다. 노래는 대학 1학년 때 KBS 전속가수모집에 최고점수로 뽑히고부터 본격 시작했다.

1961년 KBS 전속가수 8명 중 한명으로 그해 데뷔곡 ‘삼오야(三五夜) 밝은 달’(손석우 작사·작곡)로 가요계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집안의 반대로 본명(최순강)을 쓰지 않고 흔한 성씨인 김 씨에 친구들 이름을 한 글자씩 넣어 ‘김상희’란 가명을 썼다.

공개방송무대에 나가지 않고 녹음방송만으로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했다. 그러다 1965년 대학졸업 후 가수로서의 재능을 한껏 펼치기 시작, 1970년대 말까지 히트곡들을 냈다. 그에겐 ‘여자학사가수 1호’, ‘가수출신 최초 여성MC’ 등 이색기록이 많다. 단발머리스타일이 상징마크인 그는 ‘대머리총각’, ‘빨간 선인장’, ‘단벌신사’, ‘참사랑’, ‘울산 큰 애기’, ‘경상도 청년’, ‘즐거운 아리랑’, ‘어떻게 해’ 등을 불러 인기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학입학동기인 그는 연예인봉사단체 ‘연예인 한마음회’(1981년 출범) 이사장직을 맡아 40여 년 전국의 복지시설 등지를 찾고 있다. 2009년 9월~2012년 한국방송예술진흥원 학장을 지냈다. 그녀의 남편은 KBS PD출신 유훈근씨(4선 국회의원을 한 유청씨 장남). 김대중 전 대통령 공보비서관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곡가 김강섭, ‘우리나라 대중음악사 산증인’

이 노래 작곡가 김강섭씨는 대중음악연주가로 유명하다. 1985년 11월 4일 ‘KBS-1TV 가요무대’를 제작한 후 20년 가까이 상임지휘자를 맡았다. ‘가요무대’는 그의 음악인생 중 가장 애정이 가는 대표작이다.

KBS ‘열린 음악회’ 산파역, ‘전통가요 방송 버팀목’ 역할도 했다. KBS가 전속악단을 창설한 1961년부터 1995년 퇴직 때까지 관현악단을 이끌었다. 이후엔 객원지휘자로 ‘가요무대’를 전담했다. 6·25전쟁 때 군악학교를 다닌 그는 1953년 12명으로 악단을 만들어 미8군 무대에 뛰어들었다. 가수 패티김, 현미, 한명숙, 최희준 등이 함께 활동했다.

그는 ‘불나비’(1980년대 운동가요), ‘그 얼굴에 햇살을’(이용복), ‘나의 노래’ 등 200여곡을 작곡했다. ‘달려라 백마’, ‘팔각모 사나이’ 등 군가도 그의 작품이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의 산증인’ 소리를 듣는다. 이런 공로로 1994년 연주인 최초로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제12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연주인상도 받았다. 슬하에 딸을 셋 뒀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 노랫말을 쓴 하중희 작사가는 전북 전주태생으로 많은 히트곡들 노랫말을 썼다. ‘빨간 구두 아가씨’, ‘그리운 얼굴’, ‘조약돌’ 등 1960~70년대 히트가요와 동요 ‘아빠의 얼굴’, ‘산마을’ 등 200여곡을 작사했다. 그는 1983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투병생활을 하다 2004년 6월 18일 오후 경기도 일산자택에서 별세(향년 71세)했다. 파주시 광탄면 종로성당 묘지에 잠들었다. KBS 성우인 부인(방유성 씨)과 외아들(윤경 씨)이 있다.

코스모스 원산지는 멕시코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 노래소재 코스모스는 원산지가 멕시코다. 우리나라엔 1910년 외국선교사가 들여와 씨앗을 심어 널리 퍼졌다. 꽃의 생물학적 분류는 초롱꽃목. 씨가 퍼져 자라는 국화과의 한해살이 풀이다. 사람이 심고 관리 안 해도 잘 자란다. 높이는 1~1.5m. 대표적 꽃 색깔은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이 있다. 꽃말은 순정, 애정, 조화. 코스모스 꽃 가운데 흰색은 소녀의 순정, 빨간색은 소녀의 순애(진심)라고 한다.

소박하면서 형형색색 색깔이 소녀 같은 발랄함과 순정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모스꽃은 ‘살사리꽃’으로도 불린다. 가을바람에 가녀린 몸을 떨며 살살거리는 꽃이란 뜻이다. 꽃은 6~10월에 핀다. 꽃잎은 끝이 톱니모양으로 얕게 갈라진 게 특징이다. 뿌리를 제외하고 한약재로 쓰인다. 눈이 충혈 되고 아픈 증세와 종기치료에 효과가 있다.

왕성상 언론인/가수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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