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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대형 금융소비자피해 대책 시급하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20.10.16 13:20

[여성소비자신문]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을 시작으로 현재 환매가 중단된 부실 사모펀드의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1조6600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홍콩계 사모펀드인 젠투파트너스 펀드 1조900억원,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8800억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5500억원, 독일 헤리티지 DLS신탁 4500억원 순이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건강보험채권펀드(1600억원), 디스커버리US핀테크 글로벌 펀드(1600억원), 디스커버리US부동산 선순위 펀드(1100억원), KB able DLS(1000억원) 등도 1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개인 간 거래(P2P)대출업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인 자비스 펀드와 헤이스팅스 펀드의 판매 규모는 각각 140억원, 250억원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22개 펀드와 관련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1000여 건으로, 라임펀드가 절반 이상인 672건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 환매지연에 따른 민원이 증가하면서 지난 상반기 금융민원 접수건수가 총 4만 5922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998건 늘어 15% 증가했다.

라임사건이 터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더 큰 금융소비자 피해 사건인 ‘옵티머스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국정감사장에서 가장 큰 권력형 비리로 여야 설전을 벌리고 있다. 우선 이 두가지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고 대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대형 금융소비자 피해사건의 전말

라임 금융소비자 피해사건은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된 대형 금융사건이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펀드런 위기에 몰리자 결국 환매중단을 하게 되었다.

사모 펀드는 펀드 환매를 중단하면 사실상 파산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라임자산운용에 억 단위로 돈을 맡겼던 고객이 많았는데 환매중단의 여파는 심각한 수준이다.

라임자산운용은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코스닥 좀비기업의 부실 자산을 대량 매입해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채권의 보유 한도 규정 등을 피하기 위해 다른 회사 명의로 매입하는 '파킹 거래'를 상습적으로 하면서, 한 펀드에 손실이 날 경우 다른 펀드 자금으로 메우는 식의 '돌려막기'로 수익률을 조작해 왔다고 한다.

최근에 5000억원대 금융소비자 피해를 초래한 '제2의 라임사건'이라고 불리는 ‘옵티머스 사기사건’이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허술한 사모펀드 검증 체계가 속속히 밝혀지고 있다.

이 펀드의 설계단계부터 사기행각을 금융당국 판매사 수탁사 사무관리회사가 있었지만 수천억원 규모의 펀드가 팔려나가는 사기극이 벌어지는 동안 아무도 투자자산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고 방관상태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국정감사장에서는 이 옵티머스사건은 금융질서를 교란시킨 권력형비리의혹 공방이 이어지고 있으며, 검찰수사의 불신감 때문에 툭별수사단이나 특검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옵티머스 대표가 올해 5월에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문건에서 “옵티머스 이사의 부인인 이 모 청와대 행정관이 약 500억원의 막대한 옵티머스의 투자 자금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수익지분을 보유한 정·관계 인사 20여명과 호화 자문단의 실체가 들어 나면서 여권 로비의혹도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인허가 과정과 대주주 변경 사후승인 등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이다.

한편, 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부실 수사’의 이유를 그동안 권력형 금융범죄 사건을 담당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검찰개혁이라는 미명아래 법무부에서 일방적으로 해체하여 전문성이 없는 일반 고소 사건을 다루는 조사부 수사팀이 맡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검찰인사를 분석하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맡았던 검사 35명이 좌천되어 현 정권은 검찰개혁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대형 금융소비자 피해의 원인과 책임소재는

이러한 엄청난 금융소비자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은 무엇일까?

근본적인 원인은 사모펀드 사업을 기획하고 구상하는 사업자들의 부도덕한 사기행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의 인·허가와 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정부의 금융당국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설익은 금융정책과 관리감독 부실에 기인한 각종 금융사고가 금융시장에 대한 위기로 치닫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2019년 파생결합증권(DLS).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 대량 금융소비자 피해 사태가 일어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라임 사태, 옴티머스 사태 등 금융 사건·사고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물론 DLS, DLF 사건은 단순한 불완전판매(자본시장법 위반)로 판단된 반면, 라임·옴티머스 사태는 자본시장법 위반뿐만 아니라 금융사기와 함께로 권력 유착 의혹까지 제기된 사건이다. 대부분의 대형 비리사건에 청와대 공무원이나 정·관계 인사들의 연루의혹이 알려지고 있다.

사모펀드 사고의 또다른 원인으로는 펀드판매회사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과 장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판매사의 책임문제와 함께 사고주체인 사모펀드 회사와 관련 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 및 수탁은행의 책임도 엄중하게 집행되어야 한다. 법률 준수 미비정도에 따라 금융회사지배구조법, 자본시장법에 따라 처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피해 소비자들의 보호에는 대단히 미흡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소비자 피해를 위한 정책 시급해

이에 금융소비자 피해를 위한 정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첫째, 일반 투자자(소비자)들의 적격요간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일반 금융소비자의 투자요건을 단순한 투자금액을 제한하는 것으로 기준이 설정되어 있으나, 위험을 감수할 재정적인 능력과 펀드의 위험을 분석할 수 있는 전문성을 요건으로 규정해야 할 것이다.

개인전문투자자제도의 전문성 요건으로는 회계사, 변호사 등 전문분야에서 1년 이상 종사한 사람이나 투자운용인력, 재무위험관리사 시험 합격자 등을 전문투자자로 인정하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이런 전문성 요건을 사모펀드 적격일반투자자 요건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금융감독 정책과 제도를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경영실태평가 시에도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정책적 개선이 있어야 한다. 한편, 현재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두고 있으며, 금융상품 약관 심사와 판매 광고 공시 등 사전적 감독기능을 전담하고 있으나 여전히 금융소비자보호에 미흡하다.

독립적인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신설해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감독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주장한다(여성소비자신문 제 172호 필자의 컬럼 참조). 소비자피해예방 부문을 신설하고, 금융상품 모집·판매와 금융상품 광고·공시, 불공정거래 관행 관련 제도 개선 등 금융의 사회안전망 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개혁정책이 필요하다. 금융소비자보호처를 확대·재편을 통해 약관과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사전 심사와 감독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으로 사후구제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 운용사나 판매사의 부정한 행위가 발생하면 금융소비자들이 쉽게 법적 절차를 통해 충분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제도의 도입에 관해서도 필자는 여러 차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여성소비자신문 제172호 필자의 컬럼 참조).

넷째,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안을 소지자인 신청인이 받아들이면 금융회사는 이를 무조건 따라야 하는 ‘편면적 구속력’ 제도의 도입을 심도 있게 고려할 때이다. 물론 이 제도는 헌법상 재판을 받을 권리보장과 소비자기본권 보장이라는 양면성을 고려하여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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