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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경영 승계 준비하나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10.08 17:54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신세계 지분 일부를 자녀들에게 넘겼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약 3200억원 상당의 이마트 지분을,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1680억원 상당의 신세계 지분을 증여하면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이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 회장으로부터 자녀들로의 경영승계를 준비하는 분위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이 이마트 계열을 맡고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 계열을 맡는 분리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재계는 남매간 그룹 후계구도가 어느 정도 정해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나이가 올해 77세로 고령인 만큼 승계 작업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지분 증여를 남매에 대한 경영 능력 검증을 끝낸데 따른것으로 보는 분위기"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 회장이 은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신세계그룹 측은 “최대주주 변경만 있을 뿐, 신세계그룹의 총수는 여전히 이명희 회장”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장이 코로나19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해 각 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증여를 결정했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1943년생으로 지난 1998년 말 신세계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 19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로 승진한 뒤 17년간 직함을 유지하다가 1997년 부회장에 올랐다.1998년 말 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 회장은 1997년 삼성그룹 계열 분리 당시 백화점과 조선호텔을 들고 나와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신세계는 계열분리 이후 수 년 만에 백화점과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에 더해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수십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 사후보고를 받는 등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해왔다는 평이다. 최근에도 한 해에 한두차례 회사를 방문, 업무 보고를 받고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이마트와 신세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이마트와 신세계로 계열 분할하고 2016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해 책임경영에 들어갔다.

현재는 정 부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푸드 등을 담당하고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사이먼, 신세계디에프 등을 맡고 있다.

이마트에는 이마트·e커머스·스타벅스·편의점·푸드·쇼핑몰 호텔 등이 속해있고 신세계는 백화점·면세점·화장품·패션·가구 등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재계는 이번 증여로 그룹 지배 체계가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승계 작업을 한 단계 더 진전하고 분리 경영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최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내년부터는 경영 방식에서 각자 개성이 더 묻어나올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증여에 따라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를 각각 정용진 부회장에게,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넘어갔다.

이에 따라 이 회장 보유 지분은 이마트 18.22%, 신세계 18.22%에서 각 10.00%로 낮아졌다. 반대로 정 부회장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정 총괄사장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상승했다.

공시 당일(28일) 이마트(14만1500원)와 신세계(20만8500원)의 주가를 기준으로 증여받은 금액은 정 부회장 3244억원, 정 총괄사장 1688억원이다. 증여세 과세표준상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식에 부과되는 최고세율 50%에 최대주주 할증 20% 등을 고려하면 증여세액은 총 지분 가치의 60%인 약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경우 정 부회장의 증여액은 3244억원에서 3892억원으로, 정 총괄부사장은 1688억원에서 2025억원으로 각각 증가한다.

여기에 누진공제액을 제하고 증여 금액이 30억원 이상일 경우 부과되는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하면 정 부회장이 내야 하는 세금은 약 1942억원에 달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 총괄사장도 약 1007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증여세 마련을 위해 각자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향후 신세계 그룹도 승계작업을 진행할텐데, 증여세를 현물로 납부할 경우 두 사람의 이마트, 신세계 지분율이 14% 수준까지 떨어지는 만큼 이같은 방법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을, 정 총괄사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52.1%를 보유하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일부를 매각한 바 있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45%를 보유한 신세계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8년 4월 부친인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50만주를 증여받았으며 지난해 말 지분 30만주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지분 일부를 매각해도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번 증여 지분에 대해서도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은 “증여가 이뤄졌기 때문에 3개월 안으로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며 “아직 어떤 방식으로 증여세를 납부할지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 없지만 정상적으로 납부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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