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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임신14주까지 낙태 전면 허용"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 예고"생명권-자기 결정권과 비교할 수 없어...낙태 아닌 출산 선택토록 제도·환경 개선해야" 지적도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10.07 15:51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임신 14주까지 낙태는 전면 허용하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최대 24주까지 허용하는 법안을 7일 입법예고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가 ‘위헌’이라고 판단한지 1년6개월 만이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낙태죄 부분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해 4월 헌재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데 따른 것이다. 헌재는 올해 12월31일까지 형법상 낙태죄를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형법 개정안은 임신 14주 이내에는 어떤 경우에든 본인이 결정하면 낙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임신 15~24주라도 법률에 명시된 사유를 충족하면 처벌하지 않도록 했다. 명시된 사유는 ▲강간 등 범죄행위로 임신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 임신한 경우 ▲임신 지속이 사회적 또는 경제적 이유로 여성을 곤경에 처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 ▲임신한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이다.

모자보건법 개정안에는 낙태 허용에 따른 절차적 방안들이 추가됐다. 자연유산 유도약물을 허용하는 한편 중앙 임신·출산지원기관을 설치하도록 했고 보건소와 비영리법인 등에도 임신·출산종합상담기관을 설치해 사회적 상담 등을 제공하도록 했다. 경제·사회적 이유의 낙태는 상담과 ‘24시간’의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낙태 시술의 세부적 절차도 법률상 규정했다. 의사가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을 사용해야 하며, 의사는 시술방법, 후유증, 준수사항 등을 시술 전에 충분히 설명해야 할 의무를 지도록 했고, 본인의 서면동의 규정도 마련했다. 심신장애자는 법정대리인 동의로 갈음할 수 있다.

미성년자가 보호자 동의 없이 낙태할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했다. 상담사실확인서 등이 있으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의사가 개인적 신념에 따라 낙태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인정했다. 대신 시술요청을 거부한 의사는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상담기관을 안내해야한다. 그 밖에 국가가 낙태 실태조사 및 연구 사업 등을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정부는 향후 약사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형법과 모자보건법에서 허용하는 의약품에 낙태 암시 문구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의약품에 대해서는 안전사용 시스템, 불법사용 방지등의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연유산 유도약품 허가 관련 신청을 받고, 필요한 경우에는 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상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낙태죄 폐지 여부를 두고 여성계는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들이 ‘낙태죄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가운데 “낙태의 95.7%가 임신 12주 이내에 사실상 이루어지고 있어 이번 개정안이 사실상 낙태죄 폐지와 다를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9월 바른인권여성연합 소속 23개 단체는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생명권은 자기 결정권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며,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인류의 보편적가치”라며 “정부는 태아의 주수를 말하기 전에 많은 여성들이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을 선행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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