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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지 문화재수리기능자 "예술 작품에 전통 문화를 색다른 스킬과 감성으로 덧입히며 재해석한다"
김경일 기자 | 승인 2020.09.25 16:07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지난 6월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발표한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속 봉황문 크롭톱, 두루마기 재킷 분명 한복인데 익히 알던 정통한복 그 모습이 아니다. 블랙핑크는 신곡뮤직비디오와 미국 NBC 방송 토크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한복을 입고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블랙핑크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신곡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 5억뷰가 넘는 대박을 터트렸다. 한복을 만든 단하주단 온라인 쇼핑몰에는 하루에만 3000~4000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대부분 미국·유럽·아시아 등 해외 고객이었다.

블랙핑크의 영상물 덕분에 한복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뜨겁다. 예전엔 한복을 입으면 ‘운동권이나 고리타분한 사람처럼 보이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블랙핑크의 선전으로 세계가 열광하는 ‘핫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난 한복은 재미난 디테일로 무궁한 진화가 이루어졌다.

단하주단의 한복은 ‘전통을 파괴하는 디자인’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전통한복문화는 고정관념을 깨고 재해석되어 세계인이 열광하는 우리 전통문화로 거듭났다.

여기 블랙핑크의 한복처럼 전통문화가 파격적으로 변형되더라도 전통이라는 단단한 뿌리가 바탕이 되어 새로운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작가가 있다. 문화재 수리 기능자 자격증 중 화공(단청)과 칠공(옻칠)을 보유한 김명지 작가(46)(이하 명지 작가).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씨라면 아무에게나 불리는 김 작가란 호칭보다는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게 느껴지는 느낌이라며 앞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도 그러하듯 친근한 명지 작가로 불려지고 싶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그녀를 통해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하되, 전통과 현대의 힙한 모습으로 전통문화를 재해석하고 발전시키려는 열정적인 행보를 따라가 보았다.

끝이 안보였던 고통을 이기며 제2의 인생 출발

명지 작가는 디자인공학과 문화예술경영학을 전공하고 평범한 전업주부로 살았다. 그 후 아이를 혼자 키우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되면서 생업과 아이양육을 병행하며 열심히 살아가던 중, 7년전 암 판정을 받고 끝이 안보였던 고통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암판정을 받고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받으며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헀어요. 그때 치료가 잘 되어 삶을 다시 살 수 있다면 제2의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좋아하는 것을 하며 의미있는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전공인 디자인공학을 우리나라 전통 문화와 어떻게 접목하여 창의적으로 발전시킬까를 고민했습니다.”

명지 작가는 어릴 적부터 디자인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에 대해 다시금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러던 중 단청의 아름다움과 천연도료 옻칠에 남다른 흥미를 가지고 공부하게 되었다.

“많은 분들이 단청은 목조건축물에 사용되는 나무에 비바람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알고 계시지만, 깊이 들어가면 오행사상에 따라 청, 적, 황, 흑, 백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배합해 시대적, 종교적, 지역적으로 다양하며, 공부를 하다 보면 깊이감을 느낄 수 있는 전통미술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천연도료인 옻칠을 공부했던 이유는 산과 알칼리에도 부식되지 않으며, 방수, 방충, 방부, 절연의 효과까지 뛰어난 천연재료로 입증되었고, 또한 앞으로 제가 작업한 저의 작품들의 보존과 다른 예술 분야와의 접목을 위해서도 충분히 배워둘 가치가 있었습니다.”

명지 작가는 문화재수리기능사 ‘칠공(옻칠)’ 분야를 2017년 취득하고, ‘화공(단청)’ 분야도 2019년 자격증을 취득했다. 뮤지컬 '난타'와 '점프'가 우리의 전통문화를 현대에 맞게 계승, 발전시킨 것이듯이 명지작가는 단청과 옻칠이란 전통문화를 다양한 확대 측면에서 새롭게 접목, 발전시킬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찾게 되었다.

전통문화의 획기적인 융합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

명지 작가는 마곡지구에 개인 작업실을 열었다. 처음에는 단청과 민화, 옻칠, 한국건축이론,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증을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의 요청으로 학원으로도 허가를 받아 운영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한 사람, 두 사람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제가 문화재수리기능사 공부를 하면서 작업 공간이 필요해 마곡지구에 사무실을 마련하였고, 전통 문화에 대한 공부를 폭넓게 하다 보니 관련 분야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공간이 게임 케릭터 작가, 의상디자이너, 손 뜨개 전문가, 전자제품 디자이너 등 전문 활동 분야가 각기 다른 예술작가들이 모이기 시작해, 그들만의 커다란 협업공간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재 이곳은 명지 작가의 시간적 제약으로, 학원의 성격보다는 예술가들의 공유작업실이자 협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명지 작가는 이들에게 전통문양 등을 교육하며 전통문양 자수 손뜨개 입문, 전통문양펀치니들 디자이너 전문가, 전통문양을 이미지로 한 게임 케릭터 작업, 전통문양의 전자제품디자인, 떡과 케익 등에 전통문양 입히기 등 각기 다른 예술가들이 그들의 예술 작품에 전통 문화를 색다른 스킬과 감성으로 스며들게 하여 전통 문화를 재해석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또한 프랑스자수 전문가와 미술심리치료사도 단청을 배우며 전통문화의 획기적인 융합 지속가능성을 열고 있다.

이밖에도 명지 작가는 옻칠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필수제품인 옻칠 마스크를 제작, 전국 사찰과 주민센터, 차상위 계층 분들께 1000여개 이상을 기부하는 사회 봉사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문화재 보존의 열악한 현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전통 문화재를 공부하기 위해 많은 답사현장을 다닌다는 명지 작가는 문화재의 지속가능한 보존수리에 대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반건설 노임단가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국내 문화재수리 현황을 안타까워하며 능력 있는 문화재 수리 기능사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폭넓은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통 문화재를 통한 새로운 창조시대 개척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명지 작가는 특히 전통문화의 유연한 계승 발전에 대해 강조했다. “전통문화는 민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수단입니다. 그래서 전통문화산업의 활성화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문화 콘텐츠를 다방면에서 연구 개발하여 대중과 쉽게 소통하며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창작문화 산업으로 키워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 문화의 울타리 바깥을 알면 생각지도 못했던 세계가 나타납니다. 전통문화의 보존에서 전통을 재해석한 작품들을 저도 앞으로는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문화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지정문화재의 수가 늘어나고, 문화재 보수주기는 짧아지기에 문화재수리기능사의 전망은 한층 더 밝아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지 작가는 전통문화를 향한 끊임없는 자기 발전의 검증을 위해 2020년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불교예술문화학과 문화재전공과정을 공부하여 석, 박사 과정에 도전하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2020년 한류는 아시아를 너머 5대양 6대주로 확산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 가고 있다. 전세계 한류동아리가 한국전통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케이-커뮤니티 챌린지는 해외 한류 동아리가 한국 문화를 알리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케이-커뮤니티 페스티벌 사업의 일환이다. 한류에 우리 전통문화를 재해석해 창출하는 명지 작가와 같은 분들의 열정 어린 노고와 정성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핫한 아이템으로 부상할 전통문화의 가능성을 엿본 시간이었다.

 

김경일 기자  image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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