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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카피 논란…‘라벨갈이’만 한 채 신제품 출시?인디 브랜드 L사, 패션 기업 B사 상대로 카피 소송 중
송혜란 기자 | 승인 2012.04.09 17:46

최근 패션계에서 도가 넘은 카피문제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패션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패션기업 B사의 T 브랜드가 인디디자이너 L 브랜드의 제품을 ‘라벨갈이’만 한 채 신제품으로 출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패션 업계에서 유명한 디자이너의 제품에 대한 카피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패션 기업들의 안일한 태도때문에 그 심각성이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L 브랜드 측은 T 브랜드가 본 브랜드의 옷 7여벌을 카피, 심지어는 라벨만 교체한 후 잡지 홍보에 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T 브랜드는 카피한 것은 사실이나 L 브랜드 옷을 그대로 라벨만 갈아 홍보한 적은 없다고 대립하고 있다.

L 브랜드 측의 주장에 따르면, T 브랜드는 패션쇼에서 L 브랜드의 제품을 라벨만 간 채 본 브랜드의 옷처럼 그대로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런칭 초기 마케팅 단계에서도 문제의 상품을 T 브랜드 옷인 양 연예인 협찬과 잡지 홍보에 이용했다. 트렌치코트, 재킷, 티셔츠, 스커트 등 T 브랜드 매장에 출시된 7여벌의 옷도 L 브랜드 상품의 디자인, 컬러, 사이즈 스팩, 심지어 스티치 등의 디테일까지 모든 부분이 동일했다는 주장이다.

   
왼쪽: T 브랜드 재킷, 오른쪽: L 브랜드 재킷

   
L 브랜드가 제시한 T 브랜드의 잡지 홍보 사진

이에 L 브랜드는 T 브랜드에 알려 해당 디자이너의 사과와 카피 상품 전체의 소각처리를 요구했으나, T 브랜드에서 이를 거절해 초기 합의에 실패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보통 카피 소송의 큰 쟁점은 제품 출시 시점이다. 그러나 이번 제품은 L 브랜드가 T 브랜드보다 한 시즌 전에 출시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 브랜드 측 주장에 대해 B 회사 관계자는 “L 브랜드의 디자인을 카피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라벨만 갈아서 출시했다는 L 브랜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처음에는 우리 측에서도 합의를 시도했으나 L 브랜드에서 엄청난 금액을 요구해 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디자이너 사과건은 사업부장으로서 직원보호의무가 있어 해당 디자이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설사 사과를 했다하더라도 L 브랜드가 그 전부터 변호사와 함께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이 초기에 쉽게 마무리됐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L 브랜드 측이 처음부터 돈을 노리고 접근한건 아닌가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소송도 저작권과 관련된 소송이 아니라,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라고 강조했다.

카피한 제품에 대해서도 B회사 관계자는 “L 브랜드가 카피했다고 주장하는 제품은 L브랜드가 출시하기 전에 이미 해외 유명 디자이너가 먼저 선보였던 제품과도 굉장히 흡사하다”며 그 제품이 L 브랜드의 독특한 디자인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 브랜드 관계자는 “배상금 1천500만원은 우리 측에서는 엄청난 금액도 아니다”며 “소송 진행 시 들어가는 변호사 선임 비용과 제품비교를 위해 구매했던 T 브랜드 샘플 비용을 합한 최소비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T 브랜드 측은 카피 제품의 매출이 위의 금액만큼에 미치지도 못했다고 주장하며 우리 측이 제시한 금액이 말도 안 된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자료가 없기 때문에 2차 공판 때 T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주요 백화점에 해당 자료를 합법적으로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돈을 노리는 소송이라는 T 브랜드의 주장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변호사와 함께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카피 건으로 해당 디자이너에게 여러 번 연락해 답변을 요구했으나 응답이 없어 최후의 방법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나선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소송이 저작권과 관련된 소송이 아닌 이유는 우리 제품이 사전에 특허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L 브랜드 관계자는 “금액이 중요하진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디자인 카피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디자이너들에게 한 번 더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이미 1차 공판이 지난 3월에 진행됐으며, 오는 4월 말에 2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패션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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