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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디자이너스아이 대표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한국 스타일리스트 되고파”[워킹우먼 인터뷰]
김경일 기자 | 승인 2020.09.12 21:29
이은정 대표<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코로나19로 인해 팬테믹이 찾아왔고, 사회전반적인 분야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19전 시대에 흥행했던 여행 관련 산업은 언택트로 인해 언제 다시 재기될 지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주로 대면하여 처리했던 일들은 비대면으로 바뀌게 되었으며, 노동 문화도 재택근무의 형태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이에 코로나19로 이후 글로벌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방송, 영화 등을 보는 서비스)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어 스타일리스트에 일도 확장되고 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된 미디어 환경은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 방송, 음악, 패션 등이 해외로 자연스럽게 유통되었고,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를 몰고와 한류(韓流)라는 단어가 1990년대 중후반부터 사용되고 있다.
 
BTS가 빌보드 싱글차트 2주 연속 1위를 ‘다이너마이트'(Dynamite)’ 곡으로 차지했다며, 기뻐하는 스타일리스트이자 디자이너스아이 이은정 대표(42)는 K-POP 스타들과 배우 등을 스타일링 해주는 15년차 전문가다.
 
의상 디자이너 출신 스타일리스트
 
“코로나19가 발생 후 현재까지 해외출장도 못 가고, 사회 전반적으로 위축되어 스타일링 일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OTT플랫폼의 성장과 개인방송의 일상화에 따라 스타일리스트가 필요한 영역이 증가될 것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전문가 영역 외에 기업체 대표, 학교 선생님, 종교인, 유튜버등 스타일리스트를 찾는 분야가 다양하고 넓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이은정 대표. 그는 IMF 시절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홍보마케팅도 겸직했다.
 
 “저는 패션을 좋아해 의상학과를 선택했어요. 회사 의류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을 할 때는 제가 좋아하는 패션보다는 회사가 요구하는 것을 주로 디자인해야 하다 보니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캐주얼 브랜드인 GIA 모델이 된 동방신기와 인연이 되어 스타일링을 하게 되면서 스타일리스트가 되었어요.” 그는 “2000년대 초반에 한류를 주도했던 당시 아이돌을 스타일링했던 터라 현재 BTS의 성공이 남의 일 같지 않게 기뻐요”라고 말했다.
 
현업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이 대표는 당시 코디네이터로 불리면서 스타일리스트가 단순 작업인 옷만 입히는 정도로 인식되었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스타일링 전 기획서를 만들어 제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제가 중국에서 일할 때 ‘한국사람들 손을 거치면, 별것 아닌 것 같은 데도 갖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스타일링이란 말 그대로 가장 상품성있게 보이게 하는 작업이지요. 스타일링의 대상은 사람과 사물로 구분됩니다. 그 대상이 사람일 경우에는 목적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준비기간이 무척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에 따라 의상이나 가방, 신발, 헤어, 메이크업, 소품 등 준비물의 규모나 투입되는 인원이 결정됩니다.”
 
스타일리스트와 코디네이터는 방송, 영화, 광고, 잡지에서 준비된 의상에 따른 소품을 갖다 주고 입히며 진행, 관리하는 직업이다. 코디네이터는 스타일리스트라는 명칭이 정립되기 전에 주로 불리워졌다.
 
스타일리스트는 컨셉에 맞게 작게는 촬영 대상자와 씬(Scene)마다, 넓게는 전체 스토리 흐름에 따라 톤(Tone)을 정해 완성도를 높게 하는 역할을 한다. 즉 가장 상품이 부각되고 잘 팔릴 수 있도록 설계부터 감리까지 하면서 구축하는 일을 하는 사람을 스타일리스트라고 한다.
 
얼마전 블랙핑크가 6월 발매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5억뷰를 갱신하며 K-POP 최단 신기록을 세웠다. 블랙핑크의 퓨전한복은 스타일리스트 업체의 제안으로 추진됐는데 한복을 만든지 2년된 이 회사는 전 세계인이 찾는 한복 디자인 브랜드가 되었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hanbok’ 키워드가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만큼 놀라운 파급력이 증명되었을 정도다. 이는 스타일리스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스타일리스트가 하는 일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초창기엔 스타일리스트가 특정 인물을 전속으로 스타일링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방송, 영화, 광고, 잡지 등 프로젝트에 따라 일이 나뉘고, 회사 대 회사로 계약에 의해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프리랜서 형태로 작업하기보다는 팀으로 운영하며 페이가 책정된다. 

이 대표의 손을 거쳐간 스타 중 연기자는 이성재, 김수현, 이범수, 지창욱, 노민우, 김성오, 김원준, 한예원, 정지윤, AoA민아, 이원근, 안세하, 최규환, 도예성, 김민석, 정성화 외 다수다.

가수로는 휘성, 타키온, 비바소울, 걸스데이, 견우, 미지, 다비치, 샤이닝스타, 슈퍼스타 K4 외 다수의 가수들의 스타일링을 했다. 이때 전속 개념으로 일을 진행하는 케이스도 생기게 되기 때문에 경력이 쌓이면 인맥이 넓어지는 계기가 된다.

최근엔 드라마 KT 씨네드라마 응보(2020), SBS절대그이(2019), TV조선, KTV 연남동 패밀리(2019) 등의 촬영을 하는 동안 스타일리스트 팀을 운영하며 연예인들을 스타일링하기도 했다.
어떤 작업보다 컨셉이 중요한 스타일링은 바로 광고와 CF분야의 스타일링이다. CF는 광고주가 원하는 스타일링이 필요한 분야로 무엇보다 스타일링을 하기 전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그는 에스티로더, 브르조아, 다비치, 훼미리마트, 제이큐티, 비쿰, 스텔라, 도미노피자, 네네치킨, 한삼인, 백산수, 짜왕, 삼성전자, 네오테릭, 듀오백, 쉐보레, LG 시네빔 등의 CF 작업 시 스타일링에 참여했다.

그는 또 VOGUE, GQ, COSMOPOLITAN, INSTYLE, SURE, MARIECLAIRE KOREA, MOVIEWEEK, CINE 21의 잡지 스타일링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는 “잡지의 스타일링은 꼭지마다 원하는 스타일링을 해야 합니다. 스피드가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필요로 하는 분야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스타일리스트는 개인이 클라이언트일 때도 있고, 회사가 클라이언트가 될 때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프로일수록 더욱 자기 관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때로는 수십명의 사람과 함께 수개월 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기도 하고, 밤낮이 없는 경우가 많고 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는 또 “좋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전자료조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촬영성격에 맞게 의상이나 모자, 신발, 소품 등을 최대한 많이 준비해야 현장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에 대처를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프로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한국에서 전문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요즘은 해외에서 러브콜이 더욱 많이 들어오고 있다.

그는 “현재 K-POP, K-드라마, K-영화 등 문화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고, 세계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해외에서는 관련 종사자인 프로 스타일리스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여러 번 받았어요. 2015년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작업을 많이 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상태입니다.

해외에서 스타일링을 할 때는 자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화’라는 단어를 꼭 가슴에 새겨야만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족시켜 주어야 합니다”라고 살짝 팁을 주었다.
 
스타일리스트 이은정이 제안하는 가을 패션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비대면) 라이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되면서 패션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게이머가 만든 옷이 글로벌 시장에 5분 만에 매진되듯이 전체 문화 중 일부인 하위 문화에서 파생되어 콜라보 형태로 보여주는 것이 유행하고 있어요. 저는 서로 다른 소재를 조화롭게 믹스매치 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올 가을 패션 트렌드는 S/S부터 유행한 레트로 패션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클래식한 요소와 낭만적인 느낌의 레이디라이크 스타일, 풍성한 매력의 페미닉 볼륨 슬리브 스타일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볼드한 액세서리로 원포인트를 주어 펑키하면서도 우아한 곡선미를 강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스타일리스트도 브랜드화해야 
 
스타일리스트는 매출을 증대시키는 사람이다. 물론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숫자를 목표치로 정하고 기획과 실행을 하지만, 스타일리스트 역시 화면이나 지면 이미지 결과물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다.

“드라마에서 유명 여배우가 입었던 옷이나 소품이 판매완료되었다는 기사는 예전부터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그걸 기획하고 매출증대를 이끄는 중심에 바로 스타일리스트가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기 때문에 이 같은 스타일을 저만의 브랜드로 성장시키기는 게 제 꿈입니다. 2015년부터 해외에서 일을 해오면서 보니 ‘사고 싶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는 걸 깨달았어요. 따라서 이제는 내 것을 팔아보려고 싶어요.”   

의상 디자이너 출신으로 옷을 만들다가 다른 사람들이 디자인한 옷으로 스타일링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이너의 눈으로 스타일링을 하겠다는 이 대표는 옷을 대하는 태도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었을 뿐이지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프로의 세계에서 당당함이 있으려면,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공부하며, 자신의 감각이 떨어지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타일리스트의 은퇴는 감이 떨어질 때입니다”라는 그의 말이 가슴에 꽉 와 닿았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경일 기자  imagemo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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