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서울중앙지법이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등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사이 2014년 10월 합의 내용에 LG화학의 미국 특허 부제소 이유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중인 특허 관련 소송과 및 양사의 ‘배터리 소송’과 관련되어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배터리 특허 관련 소송전을 벌이다가 합의했다. 양사는 당시 '분리막 한국특허' 등과 관련해 10년간 서로 소송을 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는데, LG화학이 지난해 ITC 등에 SK이노를 상대로 소송을 내자 SK이노가 이에 반박해 2014년의 합의 내용을 어겼다며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LG화학은 이번 판결을 두고 “법원 판결로 SK이노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제소당한 미국 영업비밀침해소송 및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국면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뤄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봤다.

반면 SK이노베이션 측은 선고 후 입장문을 내고 항소 의지를 밝혔다. 사측은 “이번 쟁송의 대상이 된 지난 2014년 맺은 양사 간 부제소 합의는 세라믹코팅분리막 특허에 대해 국내·외에서 10년 간 쟁송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며 “SK이노 입장에서는 국내에 한정해 부제소하는 합의, 그것도 당시 소송을 먼저 제기한 LG화학 측의 패소 직전 요청에 의한 합의에 응할 이유가 없었다. 이는 양사 합의의 목적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LG화학이 패소한 후 체결한 합의서에 대해 5년여가 지나 합의 취지를 벗어나 일부 문구를 핑계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무리하게 소송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ITC 배터리 특허소송은 최종 판결을 약 한 달 앞둔 상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지난 2월 SK이노의 조기패소 예비결정을 내리고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재검토하고 있다. 다만 ITC 통계(1996~2019년)에 따르면 영업비밀 소송에서 조기패소 결정이 최종에서 뒤집어진 적은 없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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