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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집단중재제도 법제화 필요하다소비자 집단중재제도가 왜 필요한가?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20.08.25 15:52

[여성소비자신문]최근 개인정보의 부정한 유출과 거래를 통한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인이 구체적인 금액을 특정하기 어려운 소액의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소액의 다수피해사례가 생기게 되면 선도적인 변호사나 로펌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소액 피해자들을 모집한 후 그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소송 위임을 받아 소송을 제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기존의 소비자 집단 피해에 대한 구제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명백하게 반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소액의 집단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가장 적은 비용과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권리구제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으며, 가급적 법원과 같은 권위있는 권리구제기관(판정기관)을 통해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행 소비자집단분쟁의 해결을 위한 집단분쟁조정제도는 큰 기능을 발휘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소비자관련 집단피해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그리고 권위 있게 해결해 줄 수단이 절실하기 때문에 소비자 중재제도의 활성화와 집단중재제도의 도입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소액다수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법원에 소를 제기하여 피해구제를 받는 경우는 드물고 피해방치 상태에 놓이게 된다. 현행 소비자법에 따른 집단조정제도는 이용주체가 소비자 개인이 아니고 소비자단체 내지 사업자 등으로 되어 있어 실효성이 적어 이용에 한계가 있다.

소비자 각자의 집단적인 권리구제가 매우 우회적이라는 측면에서도 집단중재제도는 필요성이 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의 현황은

소비자 집단중제제도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재판외 분쟁해결제도의 운영주체가 크게 민간형과 행정형으로 나누어져 있다.

물론 소비자중재의 경우에는 민간형 중재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기관은 사업개선협회(BBB, Better Business Bureau)이다. 또한 미국중재협회(AAA, American Arbitration Association)에서도 조정과 중재를 함께 수행하고 있는데 소비자분쟁해결은. BBB에서 더욱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행정형 중재는 상대적으로 특수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자동차 분쟁 (교환 ․ 환불 등), 건설 분쟁(도급후 건축물 하자) 등 손해액이 상대적으로 크고, 자주 일어나는 분쟁 유형을 취급한다. 이런 분야는 하자나 결함의 유무 판단 등 전문적인 과학기술 지식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행정형 중재는 각주 법무장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이는 소비자행정의 과정에서 주법무부장관에게 부여된 권한에 근거를 두고 있다. 주법원은 관계행정기관의 조사 및 형사고발에 근거한 벌금을 부과하거나 금지청구, 피해소비자 배상 대신한 청구 등의 판결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일본은 2003년 중재법을 개정하여 소비자중재 이용을 위해 소비자에게 유리한 규정을 마련하여 시행하여 오고 있다. 이 신 중재법에서는 소비자중재합의에 관련한 특칙을 두었는데, 소비자는 소비자중재합의를 언제든지 해제할 수 있으며(신중재법 부칙 제3조 제2항), 그 해제는 중재심리 후에도 가능하며(동법 부칙 제3조 제6항), 구두심리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해제가 가능하다(동법 부칙 제3조 제7항)고 규정했다.

또한 일본은 ‘재판외 분쟁해결절차의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ADR촉진법, 2004년 12월 1일 제정)’을 제정하여 일본의 ADR제도의 기본이념을 정의하고, 법무대신의 인증을 받은 민간단체가 ADR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일정한 법적효과를 부여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했다.

따라서 소비자중재와 관련하여 대표적인 기관으로 독립행정법인으로 국민생활센터가 있고 분쟁해결 위원회를 두어 조정과 함께 집단중재 절차를 수행하고 있다. 이 센터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지부가 있어 언제 어디서나 소비자분쟁 중재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현행 전문분야의 중재기관의 한계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전문분야에서 소비자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중재기관이 설립되어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자동차안전 및 하자심의위원회가 대표적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분쟁조정법 에 근거하여 2012년에 설립되었다.

설립목적은  의료분쟁을 신속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 법에 따라 의료사고감정단(의료분쟁조정법 제25조~제26조) 등을 운영함으로써 공정성과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는 ‘자동차관리법’에 근거하여 2019년에 설립되었다.

이 위원회는 자동차의 교환・환불 중재, 제작 결함의 시정 등과 관련한 사항 등을 주요업무로 하는 기관으로(자동차관리법 제47조의7), 교환 환불 판정 및 자동차 관련 하자 시정 등에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분쟁해결방법이 중재로 제한되어 있고, 중재대상도 자동차의 교환・환불에 한정되어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와 같은 소비자분쟁 해결기관은 분쟁의 대상을 특정하고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인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람직한 제도 도입 방안은

미국이나 일본처럼 소비자 집단중재를 모든 소비자피해 분야에서 할 수 있도록 보편적인 제도가 법제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사전 중재기관의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 중재는 조정과 달리 중재판정에 불복할 수 없는 제도적 확실성이 있어, 애초에 당사자들이 중재합의를 꺼리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중재합의를 양 당사자로 하여금 공정성, 신뢰성,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정해져 있다면 소비자나 사업자가 모두 신뢰하고 중제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소비자법과 중재법을 개정하여 새로운 소비자중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소비자 권익보호에 필요한 집단중재 규정을 소비자법에 규정하고 중재재도를 운영하는 절차와  방법은 중재법에 규정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소비자법에는 소비자중재위원회 및 소비자중재부 구성원리를 규정하고, 필요한 요건을 갖춘 민간 중재기구도 인증제도를 통해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소비자법에 집단중재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소비자중재기구로서 한국소비자원을 전담중재기구로 특정될 가능성이 높고, 금융감독원 및 민간중재기구의 소비자중재는 제한적일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아울러 중재법상 소비자중재 제도를 명문화하고 소비자집단중재를 중재법에 정의ㅏ하고  소비자중재에 필요한 특례규정을 제정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중재에 관해서는 소비자에게 불리한 경우 무효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현행 중재법 하에서는 중재합의가 유효한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보호에 취약하기 때문에 소비자중재를 이 법에서 규정할 경우에는 소비자 중재에 대한 특별 규정으로 소비자에게 불리한 경우에는 무효로 보는 직접적인 규정을 둘 필요가 있다.

소액 혹은 다수의 피해자가 선택하여 이용하기에는 불편한 면 또한 많다. 이미 도입된 ODR제도를 IT거래에 따른 소액 피해자나 다수의 피해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 및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소비자중재제도, 특히 소비자 집단중재제도의 법제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하겠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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