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의선 체제 현대자동차 그룹'이 2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8년 9월14일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정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외부인재 수혈과 조직체계 개편, 복장자율화, 공채 폐지, 인재 수시 채용 등을 시행하며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공시된 현대차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6월 말 기준 임원은 474명으로, 2년 전 290명에서 6월 말 474명으로 63.4%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이사대우, 이사, 상무를 모두 상무로 통합하는 직급체계 개편으로 임원이 크게 늘었다.

기존 5명이었던 부회장단은 2명으로 줄었다. 2년 전 정의선·윤여철·김용환·양우철·권문식 등 5인 부회장 체제였으나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옮기고 오랜기간 정몽구 회장을 보좌해온 양우철, 권문식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2인 체제가 자리잡았다.

반면 사장단은 2년 전 5명에서 2배 이상 늘었다. 6월 기준 현대차 사장은 이원희, 알버트 비어만, 하언태, 피터슈라이어, 한성권, 김걸, 서보신, 공영운, 지영조, 호세무뇨스, 이광국 사장 등 11명이다.

여성 임원의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13명으로 나타났다. 2년 전 1명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40대 임원 역시 올해 상반기 기준 60명으로, 2년 전 20명에서 3배 증가했다.

외국인 임원 증가도 눈에 띈다. 2년 전에는 현대차 9명의 등기임원 중 외국인이 한 명도 없었지만 현재는 등기임원 11명 중 2명이 외국인이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과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가 등기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당하던 과정에서 그룹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사회를 보강했다.

인사 외의 변화도 컸다. 현대차는 생산 설비 보완을 위해 지난 1분기 한국에 1조원이 넘는 집중투자를 단행했으며 연구개발 투자도 늘렸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1조3277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상반기 연구개발비 지출액은 지난 2018년 1조460억원, 2019년 1조1525억원으로 3년 연속 늘리고 있다.

기아차도 올해 상반기에 8192억원을 투자하며 전년 대비 연구개발비를 10%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3%를 넘어섰고,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합산 연구개발비는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모빌리티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 인공지능, 차량공유, 모빌리티, 전동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협업을 이끌며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발표한 2025 전략의 일환으로 미래사업 기반을 확보하는데 20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차량 전동화 분야에는 향후 6년간 9조7000억원이 투자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아일랜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고 그룹 핵심인력을 대거 모셔널에 파견했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차량공유서비스업체 우버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위해 손을 잡았다.

내년부터 선보일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개발을 위해 지난 2월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미국의 전기차 전문기업 '카누'와 협력,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하부에 배터리를 넓게 깐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면 차량 용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다양한 콘셉트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4차 산업혁명 등 미래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빠르게 가까워지는 만큼 현대차 그룹도 새로운 변화를 추구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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