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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싫어요~ 엄마로부터 멀리 도망가고 싶어요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가족상담사 | 승인 2020.08.18 10:47

[여성소비자신문]S는 어린시절부터 엄마가 자기에게 지나치게 개입하고 걱정하고 내가 곧 엄마고 엄마가 곧 나였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엄마는 아버지와 시댁과의 불만족을 일일이 자기에게 다 쏟아내고 그러면 아무 말도 못하고 참고 받아주었다고 한다. 엄마는 아버지 월급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살아야 해서 불만이 많았다.

평상시에 그녀의 엄마는 항상 무슨 문제가 있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는 장녀인 그녀에게 하소연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의논하곤 했다. 그러면서 “네가 잘 되어야 엄마가 행복하지, 엄마는 너만 보고 살아” 등의 말을 항상 했다.

장녀인 그녀가 잘되기를 바라면서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키고 성적에 대해 지나친 관심을 가지며 그녀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공부를 하도록 없는 살림에 학원도 보내주었다. 성적을 잘 받아 왔을 때는 기뻐하고 성적을 잘 받지 못하였을 땐 “그러 길래 영화 갈 시간에 공부하라고 했잖아. 중요한 시험인데 성적이 이게 뭐야!! 네가 잘되는 게 엄마 소원이야”라고 말하며 속상한 마음에 딸을 비난하곤했다.

자아분화 수준이 낮은 엄마는 미분화에서 오는 자신의 불안을 큰딸인 자녀와 공생관계를 형성해 자신의 불안의 문제를 투사시켰다.

그녀의 엄마는 그녀에게 지속적으로 공부를 요구하고 방법은 잘 가르쳐주지 못하면서 닥달하고 넌 왜 못하냐고 비난도 서슴치 않았다. S의 부모는 부부관계가 좋지 않아 둘이서 서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꺼려하고 힘들어 했다.

아버지가 술 마시고 늦게 오시는 것을 엄마는 참은 적이 없었다. 월례행사처럼 큰소리를 내고 꼭 일이 벌어졌다. 그럴 때마다 무서워서 숨기도하고 커서는 아버지에게 대항하기도 하면서 엄마를 대신해 싸우기도 했다.

그런 자신이 너무 창피하고 아버지를 자신이 야단을 쳐도 되는지 죄책감도 들었다. 엄마는 자기성질을 부리면서 아버지가 술 먹고 온 것이 문제라고 항상 아버지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 그녀는 중간에서 엄마 편을 들어야하는지 아버지 편을 들어야하는지 매우 불편하고 힘들었다. 그때부터 집을 나가서 혼자 사는 것이 그녀 인생의 최대 목표가 되었다.

엄마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내기도 어려워했다. 그녀에게만 쓸데없는 걱정과 신경을 쓰는 시간이 많았다. 엄마는 딸이 늦게 들어오면 “어디니, 일찍 들어와”라고 문자를 계속 하고 전화를 하고,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면 누구를 만나니 어디를 가는지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녀가 늦게 오니까 아버지가 화를 내는 거라면서, 제발 빨리 들어오라고 닥달을 한 적이 많았다.

부부의 문제나 갈등도 그녀에게 전가시키는 것으로 책임회피를 한 적이 많았다. 엄마는 직장인인 그녀가 아침에 나갈 때는 속이 든든해야 된다며 밥을 떠먹여주기까지 했다.

그리고 “결혼은 늦게 해. 무엇하러 고생을 일찍해”, “oo이 엄마네 둘째는 엄마랑 계속 살고 싶다고 얘길 한다고 하더라” 등 그녀의 일거수일투족까지 다 알고 싶어 하고 그녀의 미래까지도 결정하려 했다.

“엄마!  제발 엄마도 친구들과 어울리시고 제발 취미활동도 좀 하시고 그러세요”라고 하면 “내가 그런 시간이나 돈이 어디에 있니? 다 너희들 키우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단다”고 하면서 자녀들 탓을 했다.

항상 딸과 분리되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표현하는 엄마. 너무 밀착된 엄마 때문에 답답하고 집을 나가고 싶고 독립만을 생각하는 딸이다.  엄마가 고생하신 것을 생각하면 안쓰럽고 엄마 곁에 있어야만 될 것 같기도 하고, 빨리 남자를  만나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어떤 날은 엄마와 큰소리로 대판 싸우고 싶은 공격성도 올라온다고 한다.

“엄마! 제발 이제 저 좀 놓아주세요.” “엄마도 제발 엄마 인생을 살라구요!” 라고 외치고 싶다고 한다.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 속에서 흔들리는 딸은 자신이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힘들다고 말한다.

엄마에게는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기 어렵다고 주저주저한 S씨, 자기가 떠나자니 엄마가 안쓰럽고 함께 있자니 자신이 불행하고 난처한 상황 속에서 반복되는 삶이 자신은 싫다고 한다.

부모자식 관계에서 나와 너의 차이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건강한 한계 설정을 못한 엄마는 딸에게도 똑같이 요구하고 있다. 자신의 불안을 자녀에게 투사하여 더 불안하게 조장하는 엄마는 자녀가 안정감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서 좋은 사람도 만나고 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경험들로 성장의 기회를 막고 있을 뿐이다.

부모와 나 사이에도 적절한 경계선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와 나 사이에도 정서적으로 분리가 가능해야한다. 지나친 부모의 통제나 지배를 당했다면 그것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자신이 지닌 힘을 깨닫고 부모와 맞설 수 있는 가상의 보호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자신이 아닌 엄마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고 잠재울 만한 용기도 필요하다. 건강한 자기연민과 자기 공감은 자신의 분노 치유에는 필수적인 해독제가 된다.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가족상담사  kimhyesok@hanmail. 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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