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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일 여권통문의 날을 맞아황인자 칼럼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 승인 2020.08.14 18:29
[여성소비자신문]20세기에 접어들면서 북미와 유럽의 여성 노동운동에서 촉발된 세계 여성의 날은 사회주의 제 정당 국제대회에서 채택되고 이 후 제1차 세계대전 와중에 러시아 여성들이 빵과 평화의 시위에 나서 제정 러시아를 무너뜨리고 투표권을 획득하였다.
 
이 날이 그레고리력으로 3월 8일이었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이 날을 여성의 날로 정해 국가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판이 나왔다. 한국의 전통과 역사에 비추어 아무런 의미가 없는 3월 8일을 국가가 나서서 우리나라 여성의 날로 삼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서구 사회보다 10여년 앞선 19세기 말 한국에서는 여성의 교육권과 직업권과 참정권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1898년 9월 1일 한양의 북촌 마을에서 이 소사, 김 소사 등 평범한 부인네 수 백 명은 여성의 권리를 담은 여권통문(女權通文)을 발표하였다. 당시 독립신문, 황성신문, 제국신문 등 언론에서는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대서특필했다.
 
여권통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권리 선언문이다. 여권통문이 발표된 지 12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정부는 매년 9월 1일을 여권통문의 날로 기념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에 비추어 의미가 있는 날은 3월 8일이 아니라 9월 1일이다. 120여년전 이 땅의 여성들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싶다, 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세 가지 소망을 여권통문에 담았다. 교육권과 직업권과 참정권이라는 여성의 세 가지 권리를 주창한 것이었다.

1898년 여권통문의 정신을 존중하여 1919년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그 헌장에 남녀평등을 천명하였다. 그리고 1948년 대한민국헌법은 여성의 교육권과 노동권과 참정권을 보장하였다. 특히 참정권에 있어서는 서구 여성들이 권리를 쟁취한 것과 달리 한국 여성의 권리는 격렬한 투쟁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오는 9월 1일 제1회 여권통문의 날을 맞아 시대를 앞서간 대한 여성들의 선견지명에 경의를 표한다.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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