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타이어·넥센타이어·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경영권을 두고 오너일가 내부 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금호타이어는 협력사들과 도급 계약을 해지하는 등 노사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CT)의 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조사도 진행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과 매출이 모두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701억 8900만원을 기록했고 지난 분기대비로도 33.8%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은 약 1조3676억원으로 지난 1분기 대비 4.7%,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했다. 대전 및 금산공장 가동일수 축소에 따른 원가 상승, 한국 및 유럽·미국 시장의 신차용·교체용 타이어 수요 감소 등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오너 일가 내부에서는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경영권 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 이사장의 행보는 조 회장이 동생인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전량 밀어준 것에 대한 반발의 표시다. 조 회장은 이에 직접 입장문을 내고 "조 사장에게 주식을 매각한 것은 계획된 일"이라며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금호타이어의 2분기 영업실적은 이달 중 발표 될 예정으로, 지난 1분기 적자폭인 184억원을 배로 웃도는 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비정규직 노조가 '근로자 지위확인 임금차액 지급 소송' 1심 승소를 근거로 회사 운영자금 204억원을 가압류한 여파로 급여·수당·협력사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금호타이어 협력사 6개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도급계약을 중도 포기했다.

지난 1월 광주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금호타이어와 근로자 파견 관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금호타이어 정규직 사원과의 임금차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31일 금액은 법원이 판결한 임금차액과 이후 지급 지연에 따른 이자비용을 가압류했다.

금호타이어가 자금난을 겪게 되자 6개 협력사는 '도급 계약' 규정상 중도에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 한 달 전에 해지 의사를 미리 밝혀야 된다는 규정에 따라 원청사인 금호타이어에 지난달 31일 도급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협력사 중 2개사는 비정규직 노조에도 ‘오는 31일 이후부터는 고용을 승계 할 수 없다’고 사실상 해고예보를 통보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비정규직 노조와 금호타이어간 분쟁이 쉽게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넥센타이어는 2분기 36억원의 영업적자를 볼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해 2분기 가동률이 전년 동기 대비 30%포인트 수준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사는 또 미국 상무부의 외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최대 노동조합인 전미철강노동조합(USW)은 지난 5월 한국 등이 승용차·경트럭 타이어를 덤핑하고 있다며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상무부에 제소했다.

USW는 한국 43~195%, 대만 21~116%, 태국 106~217.5%, 베트남 2~22%의 타이어 덤핑 마진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덤핑마진은 수출국의 생산자가 자국 내에서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수출해 발생하는 차이를 의미한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의 예비판정 결과는 이르면 오는 11월 초부터 12월 사이 나올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자동차 시장과 관련 용품 시장이 모두 축소됐다. 사람들이 움직이지 못하니 신차도 팔리지 않고 교체용 타이어 수요도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3분기 매출 회복을 노려야 하는데 오너가 내부갈등, 노사갈등, 미국의 관세부과 우려까지 있어 업계 분위기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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