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1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회동을 갖고 미래차·모빌리티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 정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배터리 협력을 논의한 데 따른 답방 차원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날 회동에는 이 부회장과 김기남 부회장, 삼성SDI 전영현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강인엽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황성우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서보신 사장,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박동일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 로보틱스(robotics) 등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 및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연구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 등을 시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둘러본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R&D(연구개발)의 '심장부'다. 347만㎡ 규모 부지에 종합주행시험장, 실차 풍동시험장, 디자인연구소,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시스템반도체와 전장·메모리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세계 1위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했다. 삼성SDI역시 내년부터 5세대 배터리(젠5) 양산에 나서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양사의 협업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를 견제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근 SNE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전기차 판매량'에 따르면 테슬라는 2020년 1~5월 11만1000대의 전기차를 세계 시장에 판매, 점유율 17.7%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같은 기간 4만8300대의 전기차를 판매, 합산 점유율 7.2%를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전기차를 출시한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차량용 전장과 친환경 미래차는 이미 기업들의 미래먹거리로 꼽히고 있다. 정 부회장이 5년 안에 테슬라를 따라잡겠다고 밝힌 목표를 이루게 된다면 커다란 도약을 이루게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과 2차 회동에 나선 만큼 양 사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게 될 지에 업계 시선이 몰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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