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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개최윤창현 의원·최준선 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 공동주최..."상법개정안, 기업 경영에 걸림돌 될 수 있어...신중한 접근 필요"
한지안 기자 | 승인 2020.07.20 12:34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과 한국기업법연구소 이사장인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공동 주최한 '경영권 흔들고 일자리 가로막는 상법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상법 개정안이 코로나19 여파로 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들의 경영권을 위협해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오늘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경영권 흔들고 일자리 가로막고’라는 부제를 정했다”며 “무디스, S&P,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 모두 한국의 경제를 잿빛으로 내다보고 있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1%로 내다보기에 이르렀다. 기업이 무너지고, 가장이 쓰러지고 가정이 무너지는 경제 붕괴 도미노가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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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이어 “이런 가운데 상법이라는 이름의 입법이 리스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전국 73명의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기업인들을 대표해 ‘집중투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법제화시 1주당 1의결권 원칙을 무너뜨려 투기자본을 불러들이는 부작용이 불가피해진다’, 또 ‘다중대표소송은 모기업 주주와 자회사 주주간 이익상충의 갈등을 야기하고 경영진과 근로자의 일터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상법 개정안 만큼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의 ‘21대 국회 경제계 제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국들은 법제화를 통한 강제보다는 기관투자자의 감시 기능을 작동시킨 책임경영 정착을 통해 기업지배구조를 일자리 친화적으로 개선시켜왔다”며 “우리도 기존 제도의 내실 있는 운영 기반 속에서 자율규범을 경영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근본 해법에 다가서야 한다. 현장 기업인들의 의견, 오랫동안 관련 내용을 연구해온 학계의 의견을 들어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구용 한국상장사협의회 회장은 “IMF가 198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일어나야 한다. 최근 전 세계 주요국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기업 정책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며 “반면 21대 국회에서는 반 기업 규제 법안이 계속해서 발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달 11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안과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들의 주요 이슈들을 점검하고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을 살피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내용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이다. 자회사의 이사가 임무를 게을리 해 손해를 입힌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 해당 이사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비상장회사의 경우 전체 주식의 100분의 1 이상, 상장회사는 1만분의 1 이상 보유한 주주는 누구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일감 몰아주기 등 대주주의 위법 행위를 방지하고, 소주 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논의돼왔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재계에선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시 기업에 대한 소송이 남발될 우려가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국내 기업들이 경영권을 노리는 외국계 헤지펀드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법무부 상사법무과 이혜미 검사에 따르면 법무부 개정안에는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강화, 전자투표제 도입 기업에 주총 의결정족수 기준 완화 등이 명시됐다.

이 검사는 “이번에 정부가 제안한 다중대표소송제는 소수주주의 경영감독권을 강화해 대주주의 사익추구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위원 분리선출도 감사위원의 독립성 확보에 필요하다”며 “특히 전자투표제 도입 기업에 대해 주총 결의요건을 완화시켜주는 만큼 기업의 원활한 주총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 이상의 수로 의결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전자투표제 도입 기업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 규정을 배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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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발제를 맡은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소수주주 권한 강화를 위해 도입한 집중투표제가 오히려 이사의 대표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현행 상법상의 집중투표제는 득표수에 따라 차례로 이사가 선임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1표만으로도 이사로 선임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집중투표제 도입은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으나, 집중투표제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 이사를 선임할 경우 1주마다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한다.

권 원장은 또 다중대표소송제에 대해서도 서로 법인격이 다른 모자회사 간 이익 충돌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회사의 주주와 자회사의 주주가 각각 있는 상황에서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주의 이해관계를 무시해 버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감사위원 분리선출 역시 기관투자자에게 감사위원 선임권을 넘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 허용된 상황에서 감사위원까지 선임할 기회를 주는 것은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해치고 자칫 시장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개인의 재산권은 당연히 존중되고 보호돼야 하는데 한국의 특수 상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경영권을 업신여기는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아 걱정스러울 따름”이라고 우려했다.

양만식 단국대 법과대학장은 “현행 대표소송제가 모자회사 관계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다중대표소송제를 신규로 도입할 필요는 있으나 소송 남발에 따른 리스크는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감사위원회의 실효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이사회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감사를 두도록 하고 1인 감사의 독선을 방지할 수 있도록 일정규모 이상의 회사는 3인 이상의 감사로 구성된 감사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신규 제도의 도입도 의무화나 강제하는 방식 보다는 법령규정에 따른 정관자치를 광범위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신현한 교수는 “기업지배구조의 최종목표는 기업의 경영성과를 높이고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인데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로 하여금 대주주를 견제하게 해줄지는 모르나 기업 성과를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미국 등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 결과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기업들은 예상과 달리 인수합병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도입 취지와 달리 경영권 견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외이사의 임기단축 문제에 대해서도 “오히려 사외이사의 재직기간이 길수록 기업 가치가 높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도 효과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중대표소송도 기대와 달리 기업에게 별다른 이익을 주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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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그에 따르면 지난 1989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23개 주에서 다중대표소송을 어렵게 하는 법률(Universal Demand Law, 이하 UD법)을 도입한 이후 외부투자자의 경영개입 가능성이 줄어들어 질적으로 우수한 신기술 특허출원이 증가하는 등 기업 혁신을 유도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현장 의견을 수렴해 참석한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불합리한 법령을 정비하겠다는 개정 취지는 이해하나, 경영권 침해나 규제 강화로 인식돼 경영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코로나 19로 대다수 기업이 미래 투자보다 당장의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 여건에서 단기차익을 노리는 외국 투기자본의 악용을 방지하는 방안도 입법에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법개정안 쟁점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이사 임기 1년 제한의 경우 회사 경영진이 본인의 연임등을 위해 미래성장을 위한 장기투자계획보다 단기성과에 치중ㅇ할 우려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소수주주 및 우리사주 조합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 부여애 대해서는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인 중소기업은 사실상 해당사항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사회는 기업 및 전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데 소수주주나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후보자 각 1인울 사외이사로 선임토록 의무화 할 경우 해당 사외이사가 회사전체의 이익보다 특정주주의 대표로서 행동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대해서는 “모회사 지분 1%만 확보해도 자회사에 대하여 이사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모회사와 자회사를 사실상 동일한 회사로 간주하는 것”이라며 “신규사업 추진이나 책임 경영 등을 위한 자회사 설립 취지 퇴색이 우려된다. 또 회사 전체의 발전보다 개별 주주의 특정 목적을 위한 소송이 남발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단기수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 모회사 지분을 취득해 자회사의 경영에 개입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선진국 중 다중대표소송제를 채택한 나라는 드물고 미국은 자회사 지분 100%응 소유한 경우만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해서는 “상장사가 경영권 분쟁위험에 노출되어 단기 차익을 노리는 해외 투기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 공격을 쉽게 만들 수 있다”며 “최대주주가 기업가치 극대화 및 장기 경쟁력 강화에 대한 고민을 하기보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주력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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