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제주항공이 16일 "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전날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계약 이행 관련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한 진전 사항이 없다”며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안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제주항공이 내건 선결조건은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의 지급보증 사안 해소와 체불임금과 조업료·운영비 등 각종 미지급금 약 1700억원 등이다.

제주항공이 이같은 입장을 내놓자 이스타항공 측은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 상의 선행조건은 완료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러면서 "주식매매계약서상 의무가 아님에도 제주항공이 추가로 요청한 미지급금 해소에 대해서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선행조건이 완료된 만큼 속히 계약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다만 제주항공이 즉시 계약을 파기한 것은 아니다. 제주항공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중재 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 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직접 만나 M&A 성사를 요청했고, 고용노동부는 양측을 번갈아 면담하며 중재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최종 결정을 뒤로 미룬데 대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 돌아오게 될 책임론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스타 항공 노조가 강하게 제주항공을 비판하고 나선 바 있는데, 이스타 항공이 인수 무산 이후 파산하게 되면 업계 내에 대규모 실직 사태가 일어나면서 제주항공도 책임이 일부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제주항공 측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손실 등 경제적 여건을 따졌을 때 이스타항공 인수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 항공에 선결조건 이행을 완료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인수 합병 이후의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