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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왕성상의 그 노래 그 사연]나이, 계절 아우르는 여름철 대표노래 ‘여행을 떠나요’...조용필 작곡·노래, 하지영 작사…1985년 7집 음반에 실려 대히트
왕성상 언론인/가수 | 승인 2020.07.13 15:34

[여성소비자신문]여행을 떠나요

-조용필-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빌딩 숲속을 벗어나 봐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x 2

(굽이 또 굽이 깊은 산중에

시원한 바람 나를 반기네

하늘을 보며 노래 부르세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x 2

여행을 떠나요

즐거운 마음으로

모두 함께 떠나요 아-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x 3

하지영 작사, 조용필 작곡·노래의 ‘여행을 떠나요’는 모든 세대에 걸쳐 인기를 끄는 대중가요다.

리듬이 흥겨운데다 노랫말이 쉽고 싱그럽다. 여행을 할 때 들으면 좋다. 춤을 추면서 불러도 되고 합창을 해도 무난하다. ‘코로나 사태’로 모임과 나들이가 자유롭지 않은 요즘 같은 때 부르면 가슴이 뚫리는 느낌이 드는 가요다.

나이와 계절을 아우를 수 있는 이 노래는 1985년 4월 10일 나온 조용필 7집 음반에 처음 실렸다. 그 후 국민애창곡이 되면서 대표적인 여름노래로 자리 잡았다. 2015년 8월 3일 방송된 케이블TV tvN ‘명단공개 2015’에서 ‘믿고 듣는 대박 썸머송 톱10’ 중 1위를 했다. 노래가 높은 점수를 받자 이승기 등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해 불러 대중들 귀에 익었다.

‘여행을 떠나요’는 북한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젊은이들 애창곡으로 나들이나 모임분위기를 띄울 때 자주 부른다. 조용필이 2018년 4월 1일 평양시내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우리 예술단의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때 이 노래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남측예술단은 3박4일간 평양을 찾아 남측 단독공연 ‘봄이 온다’와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를 펼쳤다. 조용필은 2005년에도 북한서 가진 단독콘서트 때 이 노래를 불러 인기였다.

‘여행을 떠나요’는 KBO(한국야구위원회) 소속팀들의 공통응원가로도 유명하다. 야구장에선 어느 팀이든 즐겨 부른다.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 블루윙스의 염기훈 축구선수의 개인응원가 원곡이기도 하다. ‘수원의 사나이 염기훈은 수원 위해 왼발을 쓸거야~ 염기훈은 왼발의 지배자~’로 나간다.

노래와 같은 제목의 방송프로그램도 생겼다. 경기방송의 ‘최진의 여행을 떠나요’(오전 9시~11시 30분)이다. DJ 최진이 2013년 3월 16일부터 2019년 1월 6일까지 진행했다.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사람들에게 길 위의 동반자이자 마음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으로 사랑받았다.

노래와 같은 제목의 책도 나왔다. 동성과 혼성합창용 악보집 ‘여행을 떠나요’(저자 김영진, 2010년 7월, 출판사 비앤비)이 그것이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단발머리’, ‘꿈’, ‘해변으로 가요’ 등 20곡의 가요와 팝송이 실렸다.

발표된 지 28년 만에 합창곡 취입

‘여행을 떠나요’는 노래발표 28년 만에 합창곡으로 거듭나 화제가 됐다. 2013년 8월 조용필 주도로 후배가수들이 불렀다. 녹음참여자는 구준엽, 김창렬, 버벌진트, 해리빅버튼, 좋아서하는밴드, 루시아, 딕펑스, 슈퍼키드 등 15개 팀. 이들은 조용필의 손짓에 호흡을 맞췄다.

조용필은 가수데뷔 후 처음인 록페스티벌 출연에 앞서 같이 참가하는 가수들과 캠페인 송으로 만들었다. 그는 그해 8월 14~15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음악페스티벌 ‘슈퍼소닉2013’ 무대에 섰다. 조용필이 자신의 곡을 후배가수들과 녹음한 건 처음이다.

‘여행을 떠나요’ 합창곡은 음원으로 발표되지 않고 녹음현장을 뮤직비디오로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별도 출연진 없이 개인콘서트를 가져온 조용필은 페스티벌출연료를 반납, 인기가수부터 신인밴드까지 국내 가수들의 참여무대를 꾸몄다. 후배가수들에겐 관객을 만나는 기회를, 관객들에겐 갖가지 음악을 들려주려는 자리였다.

인디밴드(indie band :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따로 활동하는 그룹)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좁다는 점을 헤아린 것이다. 조용필은 “나는 밴드로 음악을 시작해 그들의 어려운 현실을 잘 안다. 내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4년 노래 저작권 되찾아

빅히트곡 ‘여행을 떠나요’에도 한 때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조용필이 1986년 이 노래를 포함, 31곡의 저작권 중 일부를 넘긴다는 음반계약을 지구레코드사와 맺었다. 저작권 관련법이 허술하고 개념도 부족했을 때였다.

그 바람에 방송권과 공연권은 조용필이 가졌지만 복제권과 배포권은 음반사에 있었다. 계약조건들 중 복제·배포권과 판권을 잘못 이해해 음반사에 모든 권리를 넘겨줘 그렇게 돼버렸다.

자신이 만들고 히트한 ‘여행을 떠나요’ 등을 녹음하거나 콘서트를 열 때마다 저작권료를 냈던 조용필은 법정공방을 벌여 2014년 저작권을 되찾았다. 이런 사실은 2013년 음악그룹 시나위의 가수 겸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SNS(Social Network Service : 인터넷 등 온라인망)를 통해 “레코드사에 저작권을 뺏긴 슬픈 일이 있었다”고 조용필 얘기를 올려 알려졌다.

저작권을 되찾기까진 우여곡절이 많았다. 1997년 소송을 했으나 2004년 대법원이 “정당한 계약”이라며 음반사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조용필은 이들 노래가 방송이나 공연에서 연주되거나 불릴 땐 저작권료는 받았지만 자신이 이 곡들을 재녹음해 음반, DVD 등으로 팔 땐 저작권료를 내왔다.그런 가운데 실마리가 풀리는 기회가 왔다.

2006년 음반사 회장이 세상을 떠나자 그 아들이 저작권을 이어받았고 2013년 10월 지구레코드 쪽은 “조용필 노래 31곡의 복제권 및 배포권을 원저작자(조용필)에게 넘긴다”는 내용의 공증서류를 접수했다. 서류엔 계약내용과 관련, 5년간 비밀을 지킨다는 조항도 담겼다. 조용필 쪽은 “레코드사와 다시 논의해 합의에 이르렀고 음악저작권과 관련,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용필은 ‘가왕(歌王)’, ‘한국대중음악의 제왕’, ‘국민가수’, ‘20세기 최고가수’로 불린다. 1950년 3월 경기도 화성에서 염전업을 하는 부잣집의 7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서울 경동중·고를 나왔다. 1968년 고교졸업 후 컨트리 웨스턴그룹 ‘애트킨스’ 리더로 가요계에 데뷔, 미(美) 8군 무대에서 활동하다 3인조 그룹 ‘김트리오’를 만들어 록 음악으로 돌아섰다.

1975년 솔로가수가 돼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크게 히트해 1979년 정규 1집 음반 ‘창밖의 여자’를 내놓은 이래 록, 발라드, 트로트, 민요풍 등 모든 음악장르를 다루고 있다.

작사가 하지영, ‘조용필 전담 작사가’로 유명

이 노래 가사를 쓴 하지영씨는 ‘여행을 떠나요’가 뜨면서 인기작사가가 됐다. 그 전까지 무명작사가였던 그녀는 1980년대 조용필의 히트곡 노랫말을 가장 많이 썼다. ‘친구여’, ‘들꽃’, ‘어제 오늘 그리고’, ‘허공’,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등이 대표작이다. 조용필의 히트곡들 절반 이상이 그의 작품이다. ‘조용필의 전담작사가’라 불리기도 했다.

그녀 남편이 조용필의 1~9집 음반을 녹음한 서울사운드의 이태경 사장이란 점과도 무관치 않다. 이치현과 벗님들의 ‘사랑의 슬픔’, 이선희의 ‘서울의 밤’, 손무현의 ‘제목 없는 시’ 등의 노랫말도 하 작사가가 썼다. 노랫말들이 아름답다. 2017년 11월 3일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 때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왕성상 언론인/가수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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