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LPG는 국내에서 약 411만 가구가 취사용 및 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민 대중 에너지원으로 특히 강원, 전남, 제주 등은 LPG 사용비율이 5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지속적인 가격 상승과 국제거래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점이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주경순) 물가감시센터는 지난 6월 LPG 가격이 kg당 55~60원 인상된 데 이어 7월에도 kg당 17~20원의 범위에서 인상돼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LPG 국제 가격 변동이 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LPG 국제거래 정보가 충분히 공시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협의회는 LPG의 국내 유통비용, LPG 수입사들의 재무제표, 국내 수입물량 등을 검토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LPG 유통단계는 생산국▶수입사(정유사)▶충전소▶판매소▶소비자로 이어지는 4단계 유통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 6년간의 판매소 가격과 정유사 가격 차이의 추이를 살펴본 결과, 평균 38.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판은 2013년 873원에서 2019년에는 1151원으로 278원 증가해 31.9% 올랐고, 부탄은 2013년 701원에서 2019년 1016원으로 314원 증가해 44.8% 올랐다. 반면, 수입사들이 국내 LPG 가격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LPG 국제 가격(이하 ‘CP 가격’ Contract Price)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등·하락을 반복했다.

CP 가격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하락세를 탔고 2016년부터 2018년에는 상승세를 타다가 2019년에는 다시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소 가격과 정유사 가격의 차이는 변함없이 상승곡선을 유지했다.

SK가스와 E1 영업이익률, 전년 대비 각각 2.4%p 2.8%p 증가

협의회는 또 국내 수입사들이 가격 눈치보기를 진행중일 수 있다는 의심을 내놨다. 협의회는 "LPG의 시장 점유율은 2개의 수입사가 약 72%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LPG 시장은 과점"이라면서 "최근 4년간 수입 2개사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SK가스는 2016년 2.8%에서 2019년 3.9%로 증가했고 E1은 2016년 1.9%에서 2019년 3.0%로 증가했다. 심지어 2019년에는 SK가스와 E1 모두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각각 2.4%p, 2.8%p나 증가하여 영업성과가 눈에 띄게 상승했지만, 가격경쟁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8년 8월 가격동결 방침을 공식화했던 E1은 그 다음날 SK가스가 20원 인하하겠다고 하자 입장을 변경해 SK가스와 동일하게 20원 인하 결정을 내렸고 올해 6월에도 SK가스가 55원 인상을 결정하자 E1도 곧이어 가격 인상에 합류했다는 것.

협의회는 "수입사 두 업체를 포함한 국내 6개 LPG 정유사들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LPG 판매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지만, 현재까지도 LPG 시장 안정화라는 명분하에 가격 눈치 보기 작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2019년 전체 물량의 93.3% 차지하는 미국산 가격, 추가 공개 필요"

수입 비중이 늘고 있는 미국산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협의회에 따르면 LPG 수입사는 국내 LPG 가격 결정 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사가 매월 고시하는 국제거래가격(이하 ‘CP가격’)을 기준점으로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최근 6년간 전체 LPG 수입량 중 국가별 LPG 수입물량을 살펴보면 미국산의 비중은 2013년 1.6%에서 2019년 93.3%로 91.7%p 늘어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산은 2013년 15.6%에서 2019년 0.7%로 14.9%p 감소했다.

협의회는 "정부 부처 LPG 담당자는 미국산과 사우디산의 가격차이는 미미하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수입사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해 오는 미국산 가격도 사업 보고서의 ‘주요 원재료 및 가격변동 추이’공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협의회는 " 국내 LPG 시장이 과점인 상황에서 소비자는 국내 LPG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이 수입사가 공시하는 CP가격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복잡한 유통단계 속에서 매년 상승하는 유통비용을 감내하고 있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LPG 수입가격이 정확하게 공시되며 복잡한 유통구조 속 과다한 유통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에너지 당국의 지속적 감시 및 정책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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