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 등 위기의식을 드러내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논의한 후,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현장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동행했다.

세메스는 지난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이다. 경기 화성과 충북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 출장 직후 긴급 사장단회의를 소집해 해당분야에서의 역량 성장 및 중장기 대응 전략을 주문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천안 세메스 사업장에서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 등 발언을 통해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최근 현장 경영에 나설 때마다 "가혹한 위기상황이다", "자칫하면 도태된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한 절박한 심경을 드러낸데 대한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수년간 이어져오고 있다. 지난 2016년 말부터 사법리스크가 불거졌으며 특검 수사에 따른 재판이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중단 및 불기소 검토' 권고안을 내놨음에도 기소를 요구하며 검찰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다만 이 부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을 응원하며 '용기를 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최근 잇따라 현장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반도체 및 무선통신 사장단과 연달아 간담회를 가졌으며 19일  반도체 연구소, 23일 생활가전사업부, 30일 세메스를 찾아 중장기 전략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 부화장 행보에 발맞춰 대규모 인재 채용을 통한 미래준비에 나서고 있다.

1일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까지 석박사 인력 채용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인 총 10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반도체 설계, AI 분야의 박사급 인력을 500여명 채용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 IT 산업 경쟁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를 개척을 위해서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경영철학 하에 우수인력 확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세바스찬 승(승현준) 사장을 삼성리서치 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글로벌 핵심인재 확보에 직접 나서는  한편, 최근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연구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는 "미래 준비를 위해 더 많은 인재를 뽑아야 한다"며 핵심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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