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인터넷기업협회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해외 글로벌 IT업체 견제를 위한 규제가 오히려 국내 토종 기업들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역차별적 측면이 있어 차라리 균제를 완화하는 것이 IT 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4일 ‘IT 산업 신 모멘텀 창출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는 각 전문가 및 업계 관련자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과 미래통합당 이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한 이들은 모두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전자 뿐만 아니라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등 IT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IT 산업의 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실시한 IT 규제로 인해 국내 산업이 저해되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임정욱 티비티 대표 역시 “글로벌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규제로 인해 오히려 해외 기업과 우리 기업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영찬 의원도 “구글 등은 수십 종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활용하지만 국내 기업은 10여종의 데이터만 이용할 수 있다”면서 “IT 규제가 해외 기업과 우리 기업에 비대칭적으로 적용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해외 기업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국내 기업이 살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글로벌 기업에 우리 기준을 맞추라고 하기보다는 규제 여건을 글로벌하게 맞추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책을 수립하는 이들이 시야를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영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이 여성의원보다도 적은 29명”이라면서 “의원들이 IT산업의 변화에 대해 민감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영 의원은 “IT 산업은 글로벌 경쟁 속에 있지만 정치인들은 국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국회에 들어오고 나서야 알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 의원은 “IT는 빠른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장인데 관련 법안은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통과된다”면서 “법안이 통과되고 나면 이미 무용지물인 경우가 비일비재해 IT규제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내 IT 기업들로 인해 골목상권이 파괴되는 등 시장이 무너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왔다.

유병준 교수는 “우리나라 IT의 경우 과점이 심각하지 않다”면서 “네이버가 포털을 95%이상 점유하고 있다고 하지만, 해외 사업체들을 포함하면 그렇지 않다”면서 "생태계 파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규모와 고용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찬 의원은 IT 업계의 개선점을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국내 IT 기업들은 사회적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면서 “양극화 문제 등 사회 현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또한 이들은 정치권 등에 대한 교섭력도 부족한 편”이라면서 “택시 운전기사들이 지역 국회의원을 만나면서 제도를 바꾸려 노력하는 반면 IT 기업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IT기업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우리나라 경제를 봐주는 관점을 지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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